경제·금융 정책

[흔들리는 동북아 물류허브] 해양 '뉴 실크로드' 북극항로 잡아라

북극해 1%만 활용해도 부가가치 1500억弗·일자리 100만개 창출

인접국들과 네트워크 구축… 탐사·관측연구 등 강화해야


북극항로는 한국 해양산업의 '뉴실크로드'로 불린다. 정부는 북극항로를 어떻게 개척하고 선점하느냐에 한국 해양산업의 미래가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북극항로 개척에 있어 러시아·일본·중국 등 인접국보다 지리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극항로의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 신항로가 개척될 경우 해양산업이 비약적인 도약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025년 북극해 항로 상용화 및 자원개발이 본격화돼 북극해의 경제적 가치 가운데 1%를 활용하게 되면 1,500억달러 이상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고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개척은 지구 온난화 가속화로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북극해의 얼음이 예상보다 빨리 녹으면서 북극항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북극항로는 2013년 현재 약 4개월(7~10월) 정도 경제적 운항이 가능하다. 지금은 빙산과 바다에 떠다니는 유빙 등 때문에 유조선·벌크선 등 비정기선 운항이 가능한 수준이다. 대형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은 운항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빙이 상당 부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2020년에는 6개월, 2030년에는 연중 일반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한국의 북극 이사회 정식 옵서버 진출을 계기로 북극항로 개척에 대한 민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북극정책 기본계획'에서 북극항로 개척 등 해운·항만 분야의 중장기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정책적 지원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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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가 해운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연 '경제성'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분석에 따르면 부산항에서 북극항로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이동할 경우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때보다 거리와 시간이 각각 40%, 운항시간은 10일가량 단축된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는 거리가 2만2,000㎞에 이르지만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절반 수준인 1만5,000㎞에 불과하다.

정부는 북극항로 개척으로 한국이 세계 1위의 해운 강국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산항 등 기존 항만의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해양 플랜트, 조선산업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극항로 개척을 둘러싼 인접 국가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연안국 중 북극항로 개척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러시아다. 러시아는 북극항로 개척 3단계 계획을 2008년부터 진행 중이다. 중국과 일본도 한국과 함께 지난해 5월 북극 이사회 정식 옵서버가 되면서 본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 쇄빙선인 '아라온호'와 인공위성 '아리랑 3호'를 통해 북극해 해빙탐사 및 관측연구를 병행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못 내고 있다.

류동근 한국해양대 교수는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연구개발 기능을 먼저 강화해야 한다"며 "서두르지 말고 북극항로 인접국가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관련 전문가, 유관기관 등이 교류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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