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21] '록키'스탤론 재기 몸부림MGM과 제작비 신경전, 잇달은 흥행실패
저물어가는 액션스타 실베스타 스탤론(53)이 최근 자신의 출세작 「록키」의 제6편 극본을 탈고하고 「록키」의 판권소유자인 MGM에게 영화제작을 독촉하고 있다.
스탤론은 막상 영화제작을 조르면서도 MGM의 간부들에게 극본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는 상태다. 그것은 MGM사와 제작비를 놓고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탤론은 제작비가 최소 2,000만달러(220억원)는 돼야 한다고 주장 하는 반면 MGM측은 1,000만달러(110억원) 선에서 버티고 있다.
MGM이 돈쓰기를 꺼리는 까닭은「록키」속편이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폭락,「록키 5 」는 총 4,100만달러의 신통찮은 수입을 올렸었다.
스탤론에 따르면 「록키 6」은 나이 먹고 무일푼인 록키가 기독교 청년들을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려고 링에 복귀한다는 내용. 로버트 드 니로가 나온 또 다른 권투영화 「성난 황소(RAGING BULL)」처럼 거친 줄거리라고. 스탤론은 『조지 포먼 이야기를 많이 참고했다』면서 『이번에는 록키가 경기에서 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스탤론은 『「록키」가 나온지 이미 10년이 지나 더이상 기다릴수만 없다』
고 MGM에게 졸라대고 있다. 그러나 영화관계자들은 『다 늙은 록키를 보고자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록키」 제6편의 탄생에 회의를 표하고 있다.
스탤론이 이렇게 안달을 하는 까닭은 그의 마지막 스크린 출연이 벌써 2년10개월째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영화는 스탤론이 연기파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한다며 약간 덜떨어진 형사로 나왔던 「캅랜드(CAP LAND)」. 이 영화에는 로버트 드 니로와 하비 라이텔 같은 연기파들이 나와 스탤론을 도와주었으나, 흥행성적은 4,400만달러에 지나지 않았었다.
스탤론은 1995년 유니버설과 편당 출연료 2,000만달러씩 받기로 하고 3편의 영화제작을 맺어 당시 대단한 화제가 됐었다. 그런데 그 뒤론 4년반이 지난 지금까지 틀에 박힌 스릴러 「D-탁스(D-TOX)」1편만 만든채 유니버설은 얼마전 슬그머니 스탤론과의 계약을 파기해버렸다. 계약후 스탤론의 영화들이 흥행부진했던 탓인데, 관계자들에 의하면 현재 개봉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D-TOX」도 스탤론의 또다른 졸작이 될 것이라는 것.
궁지에 몰린 스탤론은 최근 자신의 출연료를 평소의 절반인 1,000만달러로 할인하고 또 다른 주요 스타들과의 공연도 좋다는 조건으로 워너브러더스사와 2편의 제작계약을 맺었다.
스탤론은 이밖에도 할리우드 스타들이 옷을 맡기는 세탁소를 운영해 돈을 벌어 선셋거리의 나이트클럽 주인이 된 엘리 사마하라는 물주를 잡아 재기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스탤론이 사마하와 손잡고 작년에 촬영을 끝낸 영화가 액션 스릴러 「겟 카터(GET CARTER)」. 이 영화는 1971년 마이클 케인이 주연한 동명영화의 신판으로 폭력이 난무하는 갱영화다.
스탤론과 사마하의 다음 작품은 제작비 8,000만달러를 들일 몰락한 카 레이서의 컴백을 그릴 「챔스(CHAMPS)」. 사마하는 「챔스」가 「바퀴달린 록키」라며 스탤론의 빅 컴백을 예고했는데, 스탤론도 『지금이야말로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흥분된 순간』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챔스」는 예상제작비가 너무 많은데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천둥의 날들(DAYS OF THUNDER)」(90년)에서 볼 수 있듯이 자동차 경주영화는 별 인기가 없는 장르. 과연 스탤론이 영화 제목대로 다시 흥행의 챔피언이 될 수 있는지는 큰 미지수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 ·미 LA영화비평가협회원
입력시간 2000/07/03 18:14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