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 '트리플 융합'으로 기계산업에 신성장동력… '제조업 3.0' 연다

ICT 입혀 스마트기계 만들고 대기업 자본·중기 아이디어 결합

장년층 노련함에 청년 패기 합쳐

신기술개발 등 1700억 펀드 조성… 최소 1조원 이상 경제효과 기대


국내 기계산업은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른데다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마저 심해져 새로운 동력이 절실했다. 특히 전통적 기계산업에 창조경제를 어떻게 접목할지도 고민거리였다. 두산과 경상남도·정부가 찾은 해법은 바로 '융합'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입힌 스마트기계를 만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본력과 아이디어를, 청년과 장년은 각각 패기와 노련함을 합쳐 제조업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조업 3.0 시대를 열고 메카트로닉스(기계+전자)의 요람이 되겠다는 비전을 앞세워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9일 창원에 둥지를 틀었다.


연면적 1,563㎡(약 472평) 규모로 조성된 경남센터는 대구와 대전·경북·충북센터 등에 이은 전국 아홉 번째 혁신센터다. 국내 주요 대기업그룹이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센터를 육성하는데 경남은 창원에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엔진 등의 근거지를 두고 있는 두산이 맡았다. 혁신센터의 주력업종은 지역의 가장 핵심산업인 기계로 선정했다. 경남 기계산업은 국내 전체 기계부품 생산액의 28%, 수출액의 24%를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경남센터는 △기계+ICT, 대기업+중소기업, 청년+장년 융합 △담수화 기술 기반의 대체수자원산업 육성 △창업지원 원스톱 서비스 △항노화 바이오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먼저 센터는 ICT를 탑재한 스마트기계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기계에 센서 등을 장착해 원격감시하고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높여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메이커 스페이스 네트워크'를 만든다. ICT 중소·벤처기업이 스마트기계 부품을 만들면 제작·시험을 지원해 제품화를 돕고 사업성이 확인되면 대학과 기업이 상용화하는 체계다. 또 인근 부산센터의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경북·포항센터의 스마트팩토리(공장)와 연계해 '동남권 제조업 혁신 3.0 벨트'를 만들어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설 방침이다. 센터는 신기술 개발에 쓸 1,200억원 규모의 스마트기계 육성 전용 펀드도 만들기로 했다.


경남센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아이디어·혁신·지능·육성을 뜻하는 영어 단어의 첫머리 'I'를 딴 'I-Gen 마켓플레이스'도 구축한다.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자 짝짓기를 통해 협력관계를 맺었다면 앞으로는 지역 내 모든 기업이 I-Gen 마켓플레이스라는 허브를 통해 모이는 것이다. 1차로 경남도 내 대기업과 중견기업 각각 16곳을 포함해 119개 기관이 참여하며 앞으로 전국 단위로 규모를 키운다. 대기업과 연구소 등은 기계·소재 관련 핵심기술정보를 I-Gen 라이브러리에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대기업 기술명장이 기술컨설팅을 벌여 중소기업의 알짜 핵심기술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특히 중동 등 해외진출 관련 대형 프로젝트는 센터가 나서 사업자를 모으고 양해각서(MOU) 체결을 진행함으로써 협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관련 시범사업으로는 △해수담수화·발전플랜트용 ICT 융합 시스템 개발 △지능형 기계 기술 개발 △무인항공기(드론) 개발 △해양플랜트용 극저온 소재부품 개발 △해수 담수화 플랜트 설비 기자재 국산화 △항공기용 부품 국산화 등 6개가 선정됐다. 두산과 두산중공업·대우조선해양·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대기업과 유노믹(ICT)·에프티이(담수화 기자재)·화승소재(헬기 연료탱크)·한국화이바(항공기 앞부분) 등 중소기업은 각각의 시범사업을 진행하는데 센터는 6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오는 2016~2020년 5년간 최소 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경남센터는 또 '시니어특화지원센터'를 만들어 중장년층이 숙련기술을 청년층에게 전수하고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중소·벤처기업이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창업을 지원할 500억원 규모의 '시니어 전용 창업지원 펀드'도 운영된다.

경남센터는 두산이 보유한 세계 최고의 해수 담수화 기술을 토대로 바닷물이나 하수를 깨끗한 물로 바꾸는 대체수자원산업을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ICT 융합과 기자재 국산화 등으로 해수 담수화 플랜트의 가치를 높이고 '워터 캠퍼스'를 만들어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가까이 대구(물산업 클러스터)와 부산(국내 최대 담수화 플랜트 운영) 등과 연계해 '동남권 물산업 벨트'도 만들 계획이다.

경남센터는 또 창업자들에게 온라인 사전진단을 통한 맞춤형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다른 혁신센터들이 금융(전북)·법률(광주)·특허(충북) 지원조직을 둔 것과 결합해 한 번에 모든 지원을 펼치는 원스톱 서비스를 시스템화한다는 것이다.

부산과 충북센터와 연계해 경남지역의 약초와 산양삼·녹차·버섯·마늘 등 노화방지식품을 고부가가치제품으로 개발하는 항노화 바이오산업도 육성한다.

혁신센터를 주관하는 미래부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경남센터 출범으로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창조기업과 물산업을 키울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기계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