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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내에서도 지역별로 재건축아파트 조합원들의 면적 선호도가 엇갈리고 있다.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에서는 중대형의 인기가 높은 반면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서는 중소형이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반포·잠원동 일대 기존 아파트가 중형 위주의 중층단지인 반면 개포동의 경우 소형 저층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 입주 이후 반포와 잠원동을 연결하는 한강변 일대가 부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은 결과 절반 정도가 중대형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에서 중대형 선호도가 가장 높은 곳이 반포 일대"라며 "전반적인 중대형 약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요지의 고가 아파트는 희소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포·잠원동은 '중대형'이 대세?=이번 조합원 분양신청에는 전체 조합원 560명 중 547명(98%)이 참여했으며 신청 결과 98·114㎡(이하 전용면적)에만 전체의 48%인 265명이 몰렸다. 절반가량이 40·46평형의 중대형아파트를 선택한 셈이다. 98㎡의 경우 건립물량이 158가구인데 168명이 신청해 4명이 초과됐고 조합원 분양가가 13억5,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114㎡에도 103명이 몰렸다.
반면 당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84㎡는 신청자가 271명에 그쳐 건립물량(314가구)에 미치지 못했다. 59㎡는 임대 54가구를 제외한 107가구나 됐지만 단 11명만 선택했다.
특히 이번 조합원 분양신청에는 최근의 달라진 시장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중소형인 84㎡를 선택하려던 조합원 상당수가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중대형인 98㎡로 마음을 바꿨다는 것이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신반포1차 조합원 분양신청에서도 112㎡ 이상에 467명이 몰려 59%가량을 차지했다"며 "한강변에 위치한 반포·잠원 일대에서는 중대형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역 특성 따라 강남권 수요도 세분화=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달 실시된 개포지구 주공2단지와 사뭇 대조적이다. 개포 주공2단지의 경우 84㎡ 이하 중소형에만 1,120명(71%)이 몰렸고 이중 49㎡와 59㎡를 신청한 조합원도 각각 69명, 378명에 달했다. 반면 113㎡와 126㎡ 신청자는 각각 93명, 58명에 그쳤다. 앞서 지난 7월 조합원 분양신청을 마친 주공3단지 역시 84㎡ 이하에만 전체 신청자의 84%에 이르는 959명이 몰렸다.
반포·잠원동과 개포동에서 이처럼 평형별 선호도가 크게 갈리는 것은 수요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반포·잠원지역의 경우 중대형아파트에 직접 거주하면서 고급아파트의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실수요가 많은 반면 개포지역은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아파트에 집중하는 투자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반포·잠원지역은 한강변이라는 장점이 부각된데다 인근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 등 대형아파트가 높은 인기 속에 강세를 보인 것도 중대형아파트의 가치상승 기대감이 높아진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3.3㎡당 4,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공급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차의 분양이 성공하면서 이 같은 기대감이 더욱 확산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잠원동 Y공인 관계자는 "아무래도 한강을 끼고 있는 반포·잠원동 일대가 개포지구 등에 비해 고급 대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강남권 내에서 이 같은 지역별 차별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