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가 국내 대표 유통업체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축구장 56개 면적의 대형공원인 센트럴파크 주변은 국내 유통업계 1위인 롯데와 5위인 이랜드가 불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연내 착공할 예정이어서 상권 쟁탈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이랜드와 롯데의 쇼핑몰은 센트럴파크 남쪽 방향으로 대각선 방면의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다. 이랜드는 최근 '송도 이랜드 복합시설 개발 사업' 건축 허가를 모두 마쳤고,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올 하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약 1,65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9만2,000㎡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19층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에는 특 1급 호텔을 비롯해 NC백화점, 공연문화시설 등 이랜드 그룹 역량이 집약된 공간이 들어선다. 아예 송도 사업을 맡아 운영할 계열사 1~2곳의 본사 이전까지 계획하고 있다.
롯데쇼핑도 연면적 44만2,000㎡에 총 1조원을 투자한 '롯데 송도 복합쇼핑몰'프로젝트를 1· 2단계로 나눠 진행 중이다. 우선 1단계에 해당하는 롯데마트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송도국제도시 첫 대형할인매장이기도 한 롯데마트 송도점은 송도컨벤시아 인근에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6,223m²규모로 지어졌다. 전자제품(하이마트), 애완용품(펫가든), 장남감(토이저러스) 등 상품분야별 전문매장도 들어섰다.
2단계 사업은 롯데마트 송도점 바로 옆 부지에 조성되며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아이스링크장,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018년 완공 계획인 이 곳은 롯데몰 김포공항점보다 1.5배 크다.
송도에서 맞수로 격돌하는 두 기업이지만, 규모는 롯데가 이랜드보다 5배 정도 큰 국내 유통업계 최강자다. 하지만 송도 상권에 대한 이해도는 이랜드가 롯데못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랜드는 롯데보다 반년 앞선 작년 7월부터 커낼워크에서 유럽형 스트리트 몰 NC큐브를 운영하며, 1년여에 걸쳐 송도 거주 및 유동인구 특성을 반영한 유통노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이다. 수로가 가로지르는 NC큐브는 이국적 풍광과 노천까페, 상점들로 젊은 층의 나들이 코스이자 드라마, 광고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랜드와 롯데 쇼핑몰이 조성되면 일명 '파크 존'이라고 불리는 센트럴파크 주변은 NC큐브, 이랜드쇼핑몰, 롯데몰이 삼각꼭지점으로 연결되는 초대형 트라이앵글 상권이 조성된다. 이 곳은 세계적 부동산개발회사인 미국의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합작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개발하는 1·3공구로, 국내 최고층 동북아무역센터를 비롯해 워커힐호텔, 컨벤시아 전시장, 고급주상복합아파트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에 송도에 새롭게 자리잡는 기업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향후 유통업체들의 '송도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송도 내, 대형유통시설은 NC큐브와 롯데마트 2곳뿐이지만, 2016년 7공구 지역에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아울렛이 연면적 12만㎡ 규모로 문을 연다. 이 바로 옆에는 홈플러스가 들어선다.
임용빈 게일인터내셔널 코리아(GIK)대표는 "인천공항과 불과 20분 거리로 동북아시아권 시장은 물론 서울 및 수도권 전체에 대해 편리한 접근성을 지닌다는 지리적 이점도 송도가 유통업계 블루칩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