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美, 내정간섭 말라" 강력 항의

"오바마, 달라이 라마 면담 강행은 공동성명 정신 위반"

중국은 1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자 외교부 성명을 통해 내정간섭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 춘절로 공식 휴무일인데도 불구하고 성명을 내고"미국은 티베트 독립의 지지와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 행위를 중단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은 중국이 수차례 표명한 엄중한 항의의 뜻을 무시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와의 면담을 의도적으로 강행했다"며 "이는 국제사회의 기본원칙과 중ㆍ미 양국간 3대 공동성명의 정신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로버트 기브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면담에서 (달라이 라마는)인류가치의 증진과 종교적 화합 등에 대해 얘기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달라이 라마의 중도적 접근법과 비폭력,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대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면담 이후 미국이 티베트의 자치권 확대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간이 말해 줄것이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자신간에 모종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여운을 남겼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정부는 물론 현지 언론들은 미국의 '검은 의도'가 드러났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티베트 독립문제는 신장 위구르 등 여타 소수민족의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는 뇌관이 될 수 있어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국제운동에 강한 경계감을 보여왔다. 신화통신 등은 높은 실업률과 건강보험 개혁 문제 등으로 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한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카드를 꺼내들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한편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셈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소의 얀 쉬에통 소장은"중ㆍ미 양국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우의를 다지며 동반자 관계임을 과시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반자 관계만큼이나 경쟁자 관계에 있음을 시인하는 솔직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서로간의 기대 수준을 낮춰야 향후 충돌의 수준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은'동반자 관계'를 선언했지만 이후부터 줄곧 무역 반덤핑 공방, 위안화 환율 등 경제문제부터 대만의 무기판매, 달라이 라마 면담 등 정치외교, 군사문제에 이르기까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갈수록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양국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양국간 수천억달러의 교역, 중국의 막대한 미 국채 보유 등 경제적으로 매우 의존관계에 있어 결국 타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국의 갈등은 국내 정치적 목적에서 기인하고 있고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공격의 수위를 조절해가며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라이 라마 면담 당일 중국이 미 항공모함인 니미츠호의 홍콩 입항을 허용한 것이나 오바마 대통령이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양국이 정면 충돌은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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