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증시가 24일 미국 증시의 다우지수 8,000선 회복,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 복귀 가능성 등 대내외적인 호재로 강세를 보여 새 정부 출범의 축포를 터뜨렸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강세로 출발, 외국인 선물매수와 이에따른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으로 전일보다 12.69포인트(2.10%)가 오른 616.29포인트로 마감, 지난 1월23일이후 처음으로 61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들의 장세개입에 대한 기대심리가 남아있는데다 프로그램 매수세의 유입이 더 이뤄질 것으로 기대돼 추가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630~65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 점도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또 거래량의 바닥권 탈피 움직임도 이 같은 단기랠리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적인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에는 여전히 난제가 많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당장 이라크전쟁 관련 변수가 잠복기에서 벗어나 악재로 드러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라크 관련 일정을 보면서 단기랠리의 마감시점을 가늠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로 판단된다.
◇대내외 호재로 610선 안착=이날 주가상승은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관투자가 장세개입 기대감`에 대외적인 호재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아웃소싱 운용사 선정을 마쳤고, 국민은행도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운용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져 기관개입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대외변수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주말 다우지수는 반락 하룻만에 8,000선을 회복해 상승세 출발을 도왔다. 또 지난 23일 비동맹운동회의(NAM)에서 114개국이 북한의 NPT 복귀를 촉구한 선언문에 잠정합의, 북한의 NPT 복귀 선언 전망도 상승세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또 새정부 출범에 따라 그동안 투자자들을 압박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주부터 이라크와 북핵변수에 대한 내성이 생긴데다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국내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종합주가지수 630선 안팎까지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정부 출범 테마주와 시가총액 상위주 강세=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악화일로를 걷던 거래량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은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3억~5억주대에 불과했지만 지난 20일이후 7억~10억주대로 증가했다. 이날 거래량 역시 6억주대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이 두 가지 축으로 이뤄진 점도 긍정적이다.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행정수도 이전, 남북경협, 주5일 근무제 관련주 등 테마주가 모처럼만에 강세대열에 합류해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대건설이 9.23% 상승한 것을 비롯해 대림산업(4.48%)과 계룡건설(3.78%), 신세계(3.67%), 호텔신라(1.04%) 등이 오름세를 탔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지수견인력을 높인 점도 단기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프로그램 순매수는 모두 3,367억원에 달했고, 그 결과 삼성전자는 31만원선에 육박했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취임식을 앞두고 지수가 안정되자 취임테마주로도 매수세가 활발하게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이라크전쟁 악재가 복병으로 작용할 수도=하지만 본격적인 오름세를 타기에는 이라크전쟁 변수가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누리증권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각국의 거시경제지표가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급등으로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과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나타나고 있고 이것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우리경제에도 마찬가지여서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정책수단을 제약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당장 25일에는 미국과 영국의 2차 이라크 결의안 UN 상정을 예정하고 있고 28일에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안보리에 3차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3월1일은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요구한 미사일 폐기시한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추가상승에 맞춘 투자전략으로 대응하되 이라크전쟁 변수에 따라 단기랠리가 마감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