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청야니·매킬로이 "우리는 닮은 꼴"

22세 동갑, 전설의 골퍼가 멘토, 공격적인 플레이, 직전 메이저 대회의 실수 곧바로 만회 등



불과 일주일 사이에 세계 골프계에 강력한 지각 변동이 잇달아 감지되고 있다. 그 중심에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와 청야니(22ㆍ대만), 동갑내기 남녀 선수가 있다. 청야니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남녀골퍼를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대회에서 통산 4승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청야니는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ㆍ6,50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1주일 전 매킬로이의 US오픈에 이어진 젊은 남녀 강자들의 기록적인 메이저 우승으로 골프계는 흥분하는 분위기다. 청야니와 매킬로이는 여러 모로 ‘닮은 꼴’이다. 우선 둘은 1989년생 동갑이다. 일찌감치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지만 이번 우승으로 거의 동시에 새로운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전설적인 골퍼를 자신의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매킬로이는 “US오픈 2주 전 잭 니클라우스(70ㆍ미국)가 (내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이 긍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청야니의 멘토는 원조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41ㆍ스웨덴)이다. 청야니는 소렌스탐의 위업을 따르고 싶어 그가 살던 플로리다주 올란도의 집을 사서 살고 있다. 소렌스탐은 이날 청야니에게 “잘하고 있으니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청야니가 LPGA의 새 얼굴”이라며 축하했다. 플레이 스타일도 닮았다. 둘 다 안정적인 경기보다는 호쾌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갤러리들의 갈채를 이끌어낸다. 매킬로이(176cm)와 청야니(168cm)는 체격에 비해 장타를 날리고 그린적중률도 각각 투어 7위(75.7%)와 1위(75.2%)에 올라 있다. 강력한 임팩트로 러프 지역에서도 그린을 지켜내다 보니 버디 시도 횟수가 늘어난다. 나란히 될성부른 떡잎이기도 했다. 청야니는 15세였던 2004년 메이저급 아마추어대회인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서 당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미셀 위를 제치고 우승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매킬로이 역시 2004년 주니어 라이더컵 대표로 나가 우승을 이끌었고 2007년 한 때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올랐었다. 무엇보다 ‘메이저 스페셜리스트’로서 자질이 돋보인다. 청야니는 메이저 4승으로 남녀를 통틀어 메이저 승수 쌓기에서 가장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종전 최연소 4승 기록은 박세리(34)와 타이거 우즈(36ㆍ미국)의 24세였다. 매킬로이도 우즈와 같은 나이에 메이저 첫 승을 따냈고 최근 4개 메이저대회에서 펄펄 날아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나란히 올 시즌 두번째 대회에서 각각 10타(청야니)와 8타 차(매킬로이)의 압도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청야니의 19언더파는 역대 여자 메이저대회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 매킬로이의 16언더파는 우즈가 세웠던 US오픈 최소타 기록을 4타나 줄인 것이었다. 직전 메이저대회 역전패의 아픔을 교훈 삼아 곧바로 우승한 것도 공통점이다. 매킬로이는 4월 마스터스에서 4타 차 선두, 청야니 역시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들어갔으나 우승컵을 놓쳤었다. LPGA 투어 통산 8승 중 4승, 통산 3승 중 1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두 선수의 메이저 최다승 경신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여자는 10승(소렌스탐), 남자는 18승(니클라우스)이 최다 기록이다. 청야니는 이번 대회 기간 “지난주 매킬로이의 경기를 TV로 지켜봤다”며 “8, 9년 전 닉 팔도 초청 주니어 행사에서 매킬로이를 만난 적 있었는데 당시 나는 영어를 못해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 젊은 메이저 사냥꾼이 다소 침체한 남녀 골프계에 새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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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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