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은 솔직 담백한데다 유머와 속담을 곁들여 말을 재치 있게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그동안 일반독자를 대상으로는 책을 쓰지 않았다. 이 책은 일반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차보고서를 통해 매년 주주들에게 쓴 서한을 정리한 것인 만큼 버핏이 직접 쓴 저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1979년에서 2000년까지 22년에 걸쳐 연차보고서에 실었던 주주서한을 주제별로 정리한 이 책은 단편적인 투자기법이나 투자비결보다는 그의 투자인생과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워렌 버핏이 그동안 정성껏 보냈던 주주서한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기본적인 분석의 원칙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버핏은 1979년 첫 주주서한을 통해 "버크셔가 산하 종속회사의 경영자들로부터 솔직한 보고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주주 여러분들도 버크셔의 경영자들로부터 솔직한 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주주서한을 보내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그는 22년간 동료인 찰리 멍거와 함께 매년 운용한 내용을 정리하고 핵심사항을 주주들에게 소상히 설명해왔다. 매년 공들여 운용한 내용을 돌아보고 핵심을 갖추려 정리한 자료들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그의 확고한 윤리의식, 건전한 상식, 인재를 가려내는 날카로운 통찰력, 건전한 기업관행에 관한 기본원칙들이 농축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버크셔의 형식은 주식회사이지만 마음의 자세는 동업자입니다. 찰리와 내가 생각하기에 주주들은 소유-동업자이고 우리는 경영-동업자입니다. 우리는 사업자산을 궁극적으로 보유하는 주체가 회사라고 보지 않습니다. 회사는 주주들이 자산을 보유하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찰리와 나는 주주 여러분이 주식을 종잇조각으로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1999년 주주서한의 내용에서 보듯 그는 주주들이 자본의 공급자이자 주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제를 중심으로 회계, 합병, 평가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한 나름의 기준들을 제시한다. 버핏은 기업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1992년 주주서한에서 프로골퍼에게서 들은 조언을 상기시키면서 "연습만 한다고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다. 영원히 연습만 계속될 뿐이다. 그래서 (인수합병) 전략을 수정했다. 적당한 기업을 싼값에 사는 대신 좋은 기업을 합당한 가격에 사는 방향으로"라고 강조한다.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