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베팅해 온 대형 헤지펀드들이 지난 15일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전격 개입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대게 프로그램 매매를 통한 자동거래를 하는 탓에 예상치 못한 엔화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큰 손실을 입고 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헤지펀드 AHL을 비롯해 윈튼캐피털퓨처스, FX컨셉트 등 대형 헤지펀드들이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에 따른 갑작스런 엔화추세 변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화 가치는 일본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15일 하루에만 3% 이상 떨어졌다.
세계 최대 통화전문 헤지펀드인 FX컨셉트는 올 들어 12%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15일 하루에만 2%의 손실을 냈다. 존 테일러 FX콘셉트 대표는 "최근 엔화 투자비중을 낮추기는 했지만 일본 정부의 예상치 못한 시장개입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AHL과 윈튼캐피털도 엔고에 베팅해서 지난달 6.8%와 5%의 수익을 거뒀지만 이번 일로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한 헤지펀드 매니저를 인용, "일본의 (시장)개입이 전체 외환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러한 혼란이 진정되려면 일주일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테일러 대표는 "트레이더들에게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엔화가치는 한두 달 내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겠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 등을 통해 또다시 조치를 취할 수 있어 투자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