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특별기고] 비아그라와 남성 건강

우리는 성과 관련해 정력을 자신의 체력과 별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남성의 발기력 등을 환자의 건강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즉, 아침에 발기가 미미하거나 아예 발기력이 없어진 경우엔 건강에 심각한 장애가 있음을 말해준다. 흔히 암이나 중풍·당뇨와 같은 소모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질병을 이겨나가고 있다는 대표적 증거는 소실됐던 발기력이 새롭게 나타나는 것이다. 과거 선인들의 말씀중에 소변줄기가 약하거나 조양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딸을 시집보내거나 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말은 결코 헛된 말이 아닌 것이다.그런 까닭인지 예나 지금이나 남성의 정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들어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제는 시판허용과 더불어 많은 관심을 부르고 있다. 물론 외국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이것을 미리 복용할 기회를 가졌음에 틀림없고 실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복용후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많은 남성들이 발기부전 치료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더구나 그러한 사람들이 정말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란 말인가? 물질문명의 발달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자꾸만 왜소해져 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마지막 탈출구로서 육체적으로 강한 남성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신체적 건강상태는 조화를 우선으로 한다. 그래서 어느 한부분의 기능이 부족해졌다면 그것을 보충해주는 것이 바로 의학적 치료이고 오히려 넘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줄여줘야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혹은 타고난 천성이나 환경등에 이러한 조화로움을 깨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부족해진 정력만을 채우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신체의 부조화 상태는 더욱더 악화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진료하면서 경험한 것으로 미루어 성욕이 저하되거나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환자라도 대부분은 특별한 발기부전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체력관리의 실패이고 성에 대한 지식의 부족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력은 있을 수 없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인 상고천진론에 보면 「남자는 48세가 되면 신기(腎氣)가 쇠약해지고 머리가 빠지며 흰머리가 나기 시작한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나이가 들면 정력과 관계가 있는 신장의 기운이 쇠퇴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남성의 성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자연의 섭리로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나이에 알맞는 성능력을 유지하고 이를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가장 좋은 정력제는 적당한 식사, 적당한 운동, 적당한 휴식이라는 것이다. 또한 성적 파트너에 대한 충만한 사람은 보다 중요한 정력제이다. 지나친 성관계를 삼가고 삽입위주의 고정된 행위에서 벗어나 가벼운 신체적 접촉을 통해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훌륭한 성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몇몇 여성단체에서 비아그라 판매시 부인동의서를 지참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비아그라 판매에 대한 여성의 단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필자의 경우도 이에 동의하면서 아예 부인이 동행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판매하는 어떨까 생각한다. 혹자는 비아그라를 신의 선물이라고 칭송하고 있지만 결코 신의 선물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고 질병을 악화시킬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반드시 의학적 처치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는 비아그라의 복용이 당연하겠기만 이것도 최소화 되어야 하며 아울러 신체적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李 昇 敎(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