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러는 이날 독일 슈피겔지 인터뷰에서 “아직 경고는 하지 않겠지만 여러 나라의 증시가 너무 많이 뛰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증시 과열을 특히 걱정한다”고 밝히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허약하고 충격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증시의 금융 및 IT 부문이 과대평가됐다는 게 그의 견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주택가격 지수로도 유명한 쉴러는 미국이 “지난 2004년과 많은 점에서 비슷하다”면서 그때부터 거품이 심화하면서 결국 2008-2009년의 금융 위기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비둘기파’ 옐런 때문에 주가 상승세가 유지되고는 있으나 시장이 급작스런 충격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저널은 연준이 테이퍼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에 월가에 낙관론이 확산하지만 “지금의 최대 위험은 연준이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시장이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이 마냥 이어질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딜로직 집계를 인용해 C급 불량채권 발행이 올들어 350억 달러로 이미 기록적 수준임을 상기시켰다. 장기 저금리 구도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고수익 추구 수요가 이어지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채권의 상환이 다가오는 점이라고 FT는 경고했다. S&P 캐피털 IQ에 의하면 2016년까지 모두 1,070억 달러의 투기 등급 채권 상환이 다가오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그 규모가 1조 1,000억 달러로 불어난다.
반면 퍼스트 쿼드란트의 에드거 피터스 투자 전략가는 WSJ에 “증시가 아마도 내년 1분기에 10%가량 하락 조정될 수 있지만 이는 정상적이며 견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조정되고 나서는 상승세를 회복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