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상 사장은 경영철학이 뭐냐는 질문에 "철학은 없고 방침은 있다"고 말했다.'철학'이라 부르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이유지만 그는 서울대 등에서 수시로 강의할 정도로 나름대로 경영철학을 인정받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원칙'과 '룰'이다.
그는 "원칙과 룰을 전임직원의 몸에 배게 한 후 모든 역량을 회사의 비전 성취에 집중시키는 게 CEO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21세기 신경영 전략으로 '스타트(START)'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략(Strategy)과 전술(Tactics)을 정하면 신속한 행동(Activity)으로 옮겨 고객의 신뢰(Reliability)를 얻는데 이 과정에서 기술(Technology)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그는 그러나 원가절감이나 안정성장ㆍ연구개발 등의 단어를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싫어한다. 이 사장은 "끊임없는 변신과 창조적인 파괴, 즉 스피드 경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스키를 좋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사장은 "엄청난 스피드와 순간순간의 판단력이 요구되는 것은 기업을 둘러싼 환경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신어송간(新魚松間) 한월파(閑月波) 천진암수(天眞岩水) 오욕진(汚辱塵)(신어산 소나무 사이에서 달빛이 한가롭게 물결치고 천진암에서 나오는 물로 오욕을 씻는다)'
그가 지난 99년 어쩔 수 없이 소폭이지만 인원정리를 실시했을 때의 죄책감을 산행과 명상으로 달래면서 표현한 글이다. 그는 "CEO는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을 수 없으니 죄 많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