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민족 최초의 女장수 고구려 '연수영'의 부활

[화제의 책] 연수영-불멸의 전설 (황원갑 지음, 바움 펴냄)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장수 연수영(淵秀英)은 고구려 말기의 집권자인 대막리지 연개소문(淵蓋蘇文)의 이복 누이동생이다. 연개소문이 군사를 일으켜 영류왕을 죽이고 보장왕을 세울 때 낭자군(娘子軍)을 이끌고 조력했던 여인이다. 그는 혁명 뒤 당의 침공에 대비, 수군을 양성하면서 발해만과 요동 바다를 방어하겠다며 자청해서 요동반도 남해안 수군기지 성주로 나간다. 645년(보장왕 4년) 당나라와 전쟁이 터지자 함대를 이끌고 출전해 압도적으로 우세한 당나라 수군을 상대로 연전연승의 개가를 올린다. 하지만 그는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비열하게 독살당하며 최후를 맞는다. 그녀는 또한 죽은 뒤에도 지난 1,400년간 중국이 철저하게 중국중심의 역사기술을 해온 탓에 국내는 물론 중국 역사서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됐던 '잊혀진 여인'이다. 그녀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2003년 6월. 요동반도 남해안에 발해인들이 세워놨던 그녀의 전적비와 비문들이 발굴됐고, 중국이 이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추진하면서 해설문에 연개소문과 연수영 남매 이야기와 고구려와 당나라 해전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오랫동안 잊혀졌던 그 여인이 중견소설가이자 역사연구가인 저자의 손에 의해 소설로 부활했다. 이 책은 역사적 사건을 뼈대로 연수영이란 실존인물을 발굴한 정통 역사소설이다. 책은 긴박하게 돌아가던 고구려 말기의 격동적인 시대상과 고구려-당나라 전쟁이란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운명과 맞서던 연개소문과 연수영 남매, 고구려와 당나라 수군함대의 웅장한 스케일의 해전, 당 태종 이세민과 신라의 김춘추, 김유신과 백제의 계백 장군 등 당대의 영웅호걸들의 비장한 대결을 한 편의 대서사시 처럼 엮었다. 저자는 중국이 연개소문이나 연수영의 자취가 서린 유적을 유네스코에 등록하려는 목적이 그들을 고구려의 인물로 인정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중국변방 지방정권 고려'의 한 인물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한다. 또 세계적인 해전사 연구가들이 안수영의 출중한 리더십, 탁월했던 전략, 전무후무한 위업을 연구하며 감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더 이상 방치된 인물이 돼서는 않된다고 촉구하고있다. "한국 고대사의 여걸, 우리 민족사 최초의 여장군인 연수영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리기 위해 열정을 기울였다. 나의 수십 년 역사공부와 세상공부가 녹아 있다. 허망했던 고구려 망국사에서 통렬한 역사의 교훈을 얻는다면 더 바랄 것없다." 저자의 변이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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