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침체를 맞고 있는 도요타ㆍ도시바 등 일본 간판 기업들의 손실이 예상 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 자동차는 8일 올해 1ㆍ4분기 순손실이 7,658억엔(약 9조6,000억원)에 달해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연간 순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많은 4,369억엔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요타 역사상 최악의 손실로 도요타의 순손실 기록은 1941년 이래 처음이다. 와타나베 가츠아키 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매량 급감이 빚은 결과이며 엔화 강세 현상과 원료가격 앙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1ㆍ4분기까지 연간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1.9% 감소한 20조5,290억엔 달성에 그쳤다. 영업 손실은 4,610억엔을 기록했다.
미래 전망 또한 암울해 2009년 4월부터 2010년 3월까지 1년간 순손실 규모는 5,500억엔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내년 3월까지 1년간 영업손실은 이보다 훨씬 많은 8,5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도요타의 브랜드 가치 등을 감안할 때 미국 업체들의 구조조정 이후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 등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버트 와이즈먼 미시간대 교수는 “북미 소비자들 사이에 도요타의 브랜드 가치는 매우 높다”며 도요타는 미국 경쟁업체들의 부진 이후 더욱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도요타는 시장 상황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과 기타 지역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일본에서 6,000명 해고와 임금 삭감 조치를 단행하는 등 내핍 경영을 해왔다.
일본 최대 반도체업체인 도시바도 2008회계연도에 3,436억엔(35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역시 연간 순손실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최근 7년래 처음이다. 연간 매출액도 반도체, 디지털 장비, 가전 사업의 부진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한 6조6,500억엔(672억달러)에 그쳤다. 도시바는 전년 회계연도에는 1,274억엔의 이익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