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흥銀파업 전국표정] 일부지점 업무마비 고객불편ㆍ항의 속출

18일 총파업에 돌입한 조흥은행은 대다수 직원들의 파업 가담으로 일부 지점의 업무가 마비되는 등 상당수 점포가 `파행 영업`에 휘말렸다. 이 때문에 창구를 찾은 고객들의 표정엔 불만과 불안의 표정이 역력했으며, 대부분 지점은 고객들의 항의와 업무 전화 문의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과천, 관악 지점 등 문을 닫은 영업점을 들렸다가 발길을 돌린 시민들의 불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또한 창구의 불편을 예상한 상당수의 고객들이 인터넷 및 폰뱅킹에 몰려 서버 및 전화서비스가 지연됐으며, 조흥은행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운영자금을 다른 은행으로 계좌 이체하는 등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자금운용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서울 도심의 광화문ㆍ무교ㆍ명동 등 3개 지점에는 전체 직원의 3분의 1 가량만 출근, 신용장 신규 개설이나 5,000만원 이상 고액 대출업무, 해외송금, 공과금 납부 등의 업무가 중단되는 등 단순한 입ㆍ출금만 이루어졌다. 오전 광화문 지점을 찾은 한 시민은 “300만원을 대출하려고 왔으나, 파업으로 대출상담이 안 된다는 말만 들었다”며 “갑자기 파업을 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면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명동지점은 오전부터 몰리기 시작한 고객들이 오후에 100여명으로 불어나 극심한 혼잡을 빚고 업무처리가 1~2시간 지연되는 불편을 초래했다. 창구를 찾은 김현씨(32ㆍ회사원)는 “평소 같으면 5분이면 끝나던 일을 1시간씩이나 기다리는 바람에 점심을 거르게 생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영신(27ㆍ회사원)씨는 “타 은행 송금을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헛걸음만 쳤다”며 “예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 거래은행을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영업점은 문을 열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직원이 빠져 나오고 영업점장과 몇몇 계약직원만 남아 여행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전국에서 30여곳이 넘는 점포가 문을 닫아 이를 모른 채 헛걸음한 고객들의 불만이 컸다. 셔터를 내린 채 `인근 인덕원 사걸리의 관양동지점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을 붙인 과천지점을 찾은 이종옥씨(77ㆍ여)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몰라 예금을 찾아 다른 은행으로 옮기려고 왔지만 허탕만 쳤다”며 혹시 돈을 못 찾는 건 아니냐며 발만 동동 굴렀다. 본점은 외부로 통하는 문을 모두 닫아 놓고 업무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전국에서 몰려온 4,000여명의 노조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근무 인원 75명 가운데 비조합원 10명 가량이 나와서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한 시간에 100여통씩 걸려오는 문의 전화에만 응대할 뿐이고 CDㆍATM 기기도 켜지 않았다. 조흥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한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전산망이 마비될 경우 신용장 개설이나 네고 등 각종 수출입업무가 마비되기 때문. 제약업체인 B약품의 자금팀 당담자는 “조흥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기에 앞서 오전 7시께 주거래 지점 지점장과 협의해 한 달치 운영자금을 미리 계좌이체 시켰다”고 말했다. 상장기업인 K사의 자금팀 관계자는 “아직 예금을 인출하지 않았지만 파업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20~30억원 가량의 운영자금을 다른 은행으로 이체 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김성수기자, 김홍길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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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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