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소프트 경쟁력을 높여라] <3>디자인이 주도하는 미래

디자인 경쟁력 있어야 2만弗시대 간다<br>파산위기 애플 '누드컴'등 혁신 아이디어로 회생<br>필립스 "신제품 성공여부 80%가 디자인에 달려"<br>이젠 기업단위 넘어 국가차원 개발력 강화 경쟁


[소프트 경쟁력을 높여라] 디자인이 주도하는 미래 디자인 경쟁력 있어야 2만弗시대 간다파산위기 애플 '누드컴'등 혁신 아이디어로 회생필립스 "신제품 성공여부 80%가 디자인에 달려"이젠 기업단위 넘어 국가차원 개발력 강화 경쟁 • '고도 부가가치'의 원천 • 천재들의 전쟁 막올랐다 • '디자인 유전자' 만들어 내라 • 디자인산업 발전 대기업들이 총대 멘다 프랑스 파리 북쪽 셍드니(Saint-Denie)에 있는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에서 펼쳐졌던 ‘98프랑스 월드컵 폐막식’. 다양한 색채와 디자인으로 월드컵을 시청했던 20억 지구촌 사람들로부터 ‘역시 파리(프랑스)’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던 이날 행사는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생 로랑이 주도한 작품이었다. 이브생 로랑은 20세기초에 활동한 몬드리안 피에(Mondrian Pietㆍ네덜란드ㆍ추상화가)의 기하학적 미감을 패션부문에 접목시켜 몬드리안 룩’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인물. 그가 창안한 몬드리안룩은 아직도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명의 천재가 이룩한 독특한 미의식의 세계를 또 다른 천재가 100% 인식해 상업화에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미래에는 디자인으로 경쟁한다”=로버트 헤이스(Robert Heyes)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기고를 통해 “기업들은 과거에는 가격으로, 오늘날에는 품질로 경쟁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디자인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1990년대 말 컴퓨터 운영체제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MS(마이크로소프트)ㆍ인텔ㆍIBM 등에 밀려 파산위기에 처했던 애플컴퓨터. ‘It’s a differnce’라는 브랜드 슬로건으로 더 유명한 이 회사가 절체절명의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 새 생존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디자인 개발력이었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창업후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아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 디자인 혁신에 핵심역량을 집중시켰다. 이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아이맥(iMac), 파워맥(PowerMac) 등 다양한 히트상품. 특히 컴퓨터 내부의 부품들을 환히 들여다보도록 만든 ‘누드 컴퓨터’는 애플의 감각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드러낸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디자인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선두기업과 후발기업간의 품질 및 기술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미래로 가면 갈수록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좌우할 시장요소란 결국 감성과 미의식을 자극할 수 있는 디자인 포인트”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주요 다국적 기업들은 5년후, 10년후의 상황을 고려해 디자인 개발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필립스는 1980년대부터‘신제품 성공 여부의 80%를 디자인에 두고 연구개발에 몰입하고 있으며, 일본의 소니 역시 ▦새로운 디자인 ▦매력적인 디자인 ▦질 높은 디자인을 경영의 핵심과제로 선정해 놓고 있다. ◇‘디자인 IQ 150’의 인재들 육성해라= “우리나라가 소득 2만달러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선 100점짜리 디자인 지식을 갖춘 인재가 여럿 있어야 한다.”(이건희 삼성 회장ㆍ지난 4월 밀라노 가구쇼에서) 최근 디자인 개발에 대한 경합은 기업단위를 벗어나 국가단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재직시 불황타개책의 일환으로 ‘디자인부문 대통령상’을 제정, 매년 소비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디자인 제품을 시상하도록 했다. 영국과 대만은 21세기초부터 기업들이 디자인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의 일정부분(30~50%)을 국가가 책임져주는 정책을 채택, 지금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디자인의 영역은 이제 패션에서 벗어나 가전ㆍ생활용품ㆍ자동차 등으로 그 영역을 무한히 넓히고 있다”며 “앞으로는 제품의 값이 아무리 싸고, 품질이 아무리 좋아도 ‘멋있거나 매력적’이지 않으면 시장이 외면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소비자들의 ‘상품구매 결정요인’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는 ‘디자인’을 꼽았다. 품질을 주목한다는 소비자들은 22%에 그쳤으며, 가격을 구매결정 요소로 꼽는 이들은 14% 밖에 안틈? 재계 관계자는 “가격이나 품질과 달리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역량이 아니다”라며 “중국과의 경쟁관점에서 봤을 때 디자인은 앞으로 중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앞설 수 있는 몇 안되는 경쟁 요소”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5-05-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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