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뉴딜'에 힘입은 중국경제의 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경제에도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 상하이증권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세계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전날 발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6.5%에서 7.2%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또 "중국 정부가 올해 추가적인 재정부양책을 쓰려고 한다면, 그건 필요하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의 아도 한슨 중국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회복했다고 얘기하긴 이르지만 올해와 내년에 주목할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다"고 말했다.
서방 외신들은 중국경제에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은 기사들을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경기부양을 위해 전세계 각국이 통화를 늘렸고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최근 들어 향후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관리들은 언제쯤 통화긴축에 들어갈 것이라는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기회복을 보이는 중국으로선 의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지난 14일 중국의 경기부양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물가불안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궈텐융(郭天勇) 중앙재정대학의 교수는 전날 대외경제연구원(KIEP) 베이징대표처가 주최한 한ㆍ중 경제포럼 강연에서 "중국경제가 당장은 디플레이션 상황에 놓여 있지만, 추후 나타날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지속' 방침은 요지부동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최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경제회복을 앞둔 중국이 중대시점을 맞았다"며 "부양 정책기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민은행은 '1ㆍ4분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통화정책 완화를 지속하고 은행들에게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판강(樊綱)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은 "현재 통화팽창이 문제를 야기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2~3년간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도 이번 보고서에서 수출부진 등으로 인한 중국경제의 추가하강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여전히 미약하며, 중국이 세계경제의 부진을 얼마나 견뎌낼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의 지난 5월 수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26.4%나 추락했으며, 이는 결국 전체적인 중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