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싸게 더 넓게"… 요금인하 전면전 양상 [막오른 통신시장 요금경쟁] 30% 할인에서 완전 무료까지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관련기사 보조금 경쟁은 막 내릴 듯 일본도 요금전쟁 한창 30% 할인에서 완전 무료까지 이동통신 시장에 요금인하 태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가입자간 통화(망내 통화) 50% 할인을 골자로 하는 요금제를 17일부터 본격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통화료 경쟁의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여기에 11월부터는 KTF와 LGT까지 망내외 통화요금 할인을 무기로 본격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기 때문에 이통사간 요금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금까지 이동통신 사업의 관심 밖에 있었던 기존 가입자들은 이제부터 시장의 중심에 자리잡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요금인하의 형태도 처음에는 자사 가입자간 통화(망내 통화) 요금만 50% 할인해 준 것에서 이제는 망내 완전 무료는 물론, 타 이동통신 가입자와 유선전화에 거는 요금까지 깎아주기로 하는 등 이통사간 경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서비스 무한 경쟁’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통사들의 요금 인하 경쟁이 여기서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지금까지는 겨우 ‘몸풀기’에 불과하고 앞으로 경쟁은 더욱 격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시장과 업계의 전망이다. ◇30%에서 무료까지 ‘할인폭 사상 최대’’=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요금 인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SK텔레콤만 하더라도 지난 96년말 이후 지금까지 모두 12차레에 걸쳐 기본료나 통화료, 부가서비스 요금 등을 내려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내용 면에서 파격적인 적은 지금껏 한번도 없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다는 얘기다. 이통사 요금 인하 경쟁의 가장 큰 특징은 요금 인하의 폭이 최소 30%에서 최대 100%까지 할인폭이 크다는 점이다. SK텔레콤 가입자의 경우 이전에는 자사 가입자끼리 통화를 할 때 10초당 20원의 요금을 부담했지만 17일부터 출시된 ‘T끼리 T내는 요금’ 상품에 가입하면 10원만 내면 된다. 영상전화 요금도 물론 50% 할인된다. 통신 요금부담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2,500원을 더 내야 하지만 평균 사용시간이 80분 이상이 된다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SKT의 요금인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SKT 가입자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 2명중 1명은 직접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게다가 휴대폰 사용량이 많은 사람이라면 요금 부담은 훨씬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문자메시지(SMS) 요금도 건당 30원에서 20원으로 떨어져 문자 이용이 많은 청소년과 주부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KTF나 LGT가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오히려 더 과감한 인하안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LG텔레콤이 망내 통화에 대해 20시간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그것. LGT의 가입자 평균 음성통화 사용량이 월 186분인 점을 감안하면 무제한과 다름 없다는 평가다. ◇더 넓게= 할인 대상폭이 대폭 확대된 것도 이번 요금인하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 대량 사용자나 자사 가입자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소량 사용자와 타사 가입자까지 고려한 게 이번 요금인하의 차별화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SKT가 소량사용자를 위해 기본료를 9,900원으로 낮춘 ‘뉴세이브 요금제’를 선보인 것은 그 좋은 예다. 월 평균 사용량 25분 미만의 소량 이용자도 요금 혜택의 범위 안에 포함시켜 할인 대상을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게 SKT의 의도다. 대상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곳은 KTF와 LGT. KTF의 경우 할인 폭이 이통 3사중 가장 낮은 30%에 불과하지만 그 대상이 자사 가입자 뿐만 아니라 타사 가입자에게 전화할 때도 30%를 할인해 주기로 했고 LGT 역시 망외 통화의 경우 300분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할인폭을 자사간으로 제한할 경우 망내 통화비중이 각각 33%와 23%에 불과하기 때문에 SKT에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다는 자체 분석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워밍업 끝 ‘본선 기다려라’= 이통 3사중 마지막까지 발표를 미루던 KTF가 16일밤 요금인하안을 발표하면서 업계의 치열한 신경전이 이제 일단락 됐다. 하지만 이것으로 요금경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제 겨우 ‘워밍업’이 끝났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요금경쟁이 끝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본선 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SKT의 한 관계자는 “기존 요금인하가 일회성 이벤트였던데 반해 망내 할인은 파도와 같은 것”이라며 “요금인하의 물결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해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SKT가 문자메시지를 인하한 데 반해 KTF나 LGT가 아직 이 부문에 손을 대지 않은 것도 바로 ‘본선’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KTF에서 SMS 인하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게임은 이제 겨우 시작됐을 뿐”이라며 “앞으로를 기대해 달라”고 말한 것이나 LGT가 “앞으로 2차례 정도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요금 경쟁이 앞으로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입력시간 : 2007/10/17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