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디(poddy)’는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을 애용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비슷한 용법으로 파디즘(poddism)은 사람들이 ‘아이팟’에 열광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다. 애플의 아이팟은 신상품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다. 신조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새로운 개념의 시장을 만드는 등 아이팟 고유의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 처음 선보인 ‘아이팟’은 4년 만에 1,000만개 이상 팔렸고 전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기의 히트작이라는 소니의 ‘워크맨’도 ‘아이팟’에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2001년 20억달러의 적자에 허덕이며 파산위기에 몰렸던 애플은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출시하며 단번에 멋들어진 반전을 성공시켰다. 애플 아이팟의 이 같은 대성공은 기막힌 운인가. 아이팟의 성공은 단순히 초히트상품의 탄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시장이 도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에 앞서 MP3플레이어 시장에 먼저 뛰어든 삼성전자 등이 제품의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애플은 온라인 음악사이트인 ‘아이튠즈’를 만들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시키는 창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용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창조경영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애플의 아이팟”이라며 “아이팟은 스티브 잡스를 21세기 최고의 창조경영자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나폴레옹 황제가 생전에 항상 차고 다녔던 시계 브랜드이자 제조회사 이름이다. 낯설지만 시계를 잘 아는 사람들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나폴레옹이 지녔던) 바쉐론 콘스탄틴은 10억원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제일 비싼 시계’로 올라 있다. 오직 기술로만 승부하는 이 브랜드는 지난 250년 동안 100% 수공 제작을 고집, 그들만의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고 가꾸는 데 성공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성공은 시장을 창조해내는 능력이 거대기업이나 첨단 IT기업에 국한된 능력이 아님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특별취재팀 정상범 산업부 차장(팀장), 김현수, 김호정, 김민형, 김상용 산업부 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