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2일] 20년 연속 파업고리 끊은 기아차

기아자동차 노사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함으로써 고질적인 파업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기아차와 자동차 업계의 노동운동은 물론 전반적인 우리 노사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개별기업의 노사협상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기아차 노사는 협상 개시 20일 만에 기본급 7만9,000원 인상을 포함한 임금협상과 함께 올 협상의 최대 쟁점이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따른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에 대해서도 개정 노조법을 따른다는 데 합의했다. 2일 조합원 투표에서 합의안이 통과되면 기아차로서는 파업으로 발생한 생산차질과 회사 이미지 훼손 없이 최근의 신차효과에 따른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기아차에 앞서 현대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별다른 갈등 없이 협상을 타결 지어 자동차 업계 전체로서도 20년 만의 무파업 협상타결을 기록하게 된다. 자동차 업계의 노사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셈이다. 이번 기아차의 무파업 합의가 지닌 가장 큰 의미는 최대 현안인 타임오프제 정착을 통해 노사관계 선진화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기아차의 노사협상은 타임오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여겨져왔다. 민주노총과 산하 금속노조는 타임오프 무력화를 위해 주력노조인 기아차를 중심으로 투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아차가 법정한도에 따라 21명 이내에서 유급 노조전임자를 두기로 합의함으로써 타임오프제가 갈등 없이 정착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기아차의 사례는 타임오프 문제를 별도로 논의하기로 하고 협상을 타결 지은 대우조선해양ㆍGM대우 등 다른 대형 사업장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타임오프 무력화 투쟁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타임오프라는 고비를 파업 없이 넘긴 기아차와 자동차 업계는 올해를 무파업 원년으로 삼아 상생의 노사관계를 다져나가야 한다. 20년 만의 무파업은 따지고 보면 그동안의 노사관계가 지극히 비정상이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마침 가아차는 최근 출시된 신차들이 잇달아 성공을 거두면서 이미지 개선과 함께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회사와 근로자가 힘을 합쳐 윈윈하는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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