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4월19일] 대우 구조조정안 발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주인공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엇갈린다. 미래에 대한 안목과 승부사적 기질을 지닌 탁월한 경영인이라는 평가와 정책ㆍ금융 특혜에 편승해 쌓아올린 모래성의 성주에 불과하다는 폄훼. 그렇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대우그룹은 국제경영 관련 교재에 세계화 경영의 모범사례로 소개될 만큼 한때 한국경제의 신화였다는 사실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지칠 줄 모르는 식성을 자랑하며 계열사를 확장해나가던 대우그룹은 결국 두 손을 든다. 1999년 4월19일 대우그룹은 대우중공업 조선 부문을 5조원에 파는 등 핵심 계열사 매각과 그룹을 자동차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구조혁신방안을 발표한다. 이날 초고강도의 자구안을 발표한 김 회장은 개인보유 주식 3,000억원어치도 팔아 자동차 쪽에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그룹은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9조1,415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총 38조5,000억여원을 마련, 부채상환에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대우그룹이 고육지책을 내놓게 된 배경은 정부로부터 현대그룹과 함께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미흡하다고 지목돼 금융제재 압박을 받고 있는데다 대통령까지 나서 개혁의 미진함을 잇따라 문제 삼았기 때문. 사실 대우는 영업 및 재무구조가 악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통한 근본적인 구조조정보다 CP 및 회사채 발행 등 외부차입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며 정부 주도의 기업구조조정 정책을 그 동안 피해왔다.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도 “상당히 실현성 있고 대우그룹이 가는 방향을 시장에서 뚜렷이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경제를 이끌던 대우호는 회생하지 못하고 결국 좌초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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