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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치열한 IT 빅뱅, 올해가 기회다

지난주 만난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경영진에서부터 말단 직원까지 회사 전체에 긴장감이 가득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단 이 회사만의 일이 아니다. 국내 정보통신(IT) 업계 전반이 같은 분위기이다. 올해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절박감이 팽배해 있다. 애플 등 해외업체에 빼앗긴 IT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발판을 올해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그렇지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연말 연초에 단행된 LG전자ㆍSK텔레콤 등 IT 업계의 사령탑 교체는 이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새롭게 두 회사를 이끌게 된 경영진의 취임 일성은 비장감마저 느껴진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고객이 최우선이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생각하고, 빠르게 준비해서 독하게 실행하자"고 강조했다. 이전처럼 행동했다가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으니 독한 맘 먹고 다시 뛰자는 주문이다. 활력을 잃은 조직에 '독한 DNA'를 주입해 실행력이 강한 생기 넘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SK텔레콤 하성민 총괄사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과거의 조직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시장의 흐름을 따라잡기도 벅차기 때문에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 사장은 "느리고 관료화된 조직과 사업전략으로는 생존하기조차 어렵게 됐다. 조직을 젊게 하고 실행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를 플랫폼 사업 본격화 원년으로 잡고 국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실행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구본준 부회장과 하성민 사장 모두 '강하고 빠른 실행'을 강조한다. 그만큼 국내 IT 업체에게는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는 말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한 발 앞선 의사 결정과 강력한 실행력만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치열한 IT 빅뱅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애플ㆍ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업체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국내 IT 기업의 반격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지난해가 예선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진정한 승자를 가리는 결승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새 진용을 갖춘 국내 IT 업계 입장에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해 '독한 마음먹고 독하게 실행해서' 글로벌 IT 강자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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