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화점은 '수입명품 전시장'

백화점은 '수입명품 전시장' 백화점에서 국산 브랜드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그 동안 여성복과 패션잡화 위주로 입점되던 백화점의 해외수입 브랜드는 이제 남성복ㆍ아동복ㆍ가정용품ㆍ가전ㆍ식품 등 전취급품목을 총망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의 국내상품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대신 수입상품만 확대, 거대한 수입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백화점들은 소비양극화로 인해 고소득층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이 수익성 유지에 도움이 되는데다 할인점의 급성장세에 밀려 백화점의 입지도 점차 위축되고 있어 차별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말 이탈리아 직수입 브랜드인 '페라가모'를 본점 1층에 30평 규모로 오픈했으며 연내 본점 5층에 페라가모 신사복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올 봄 매장개편을 앞두고 지난해 말 기존 잡화팀 내에 있던 명품파트를 독립시켜 아예 명품팀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올 봄 본점ㆍ무역점ㆍ천호점ㆍ신촌점 등 서울 4개점에 13개 최고급 명품 브랜드가 오픈할 예정이다. 본점은 크리스챤디올ㆍ펜디ㆍ웅가로ㆍ아크리스ㆍ제이 로즈로코뉴욕이 입점할 예정이다. 또 무역점은 페라가모와 제냐 남성정장이 새로 들어온다. 천호점 역시 레오나드ㆍ엘레강스ㆍ엠필, 신촌점은 라우렐ㆍ마렐라ㆍ몽블랑 등의 입점이 예정돼 있다. 이에 앞서 현대 본점은 1월 프라다를 기존 27평에서 37평으로 리뉴얼 확장 오픈했으며 루이비통 매장도 기존 37평에서 70평으로 2배나 늘렸다. 신세계 강남점도 올 가을 개편 때 A급 해외명품 브랜드 2~3개를 입점시키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지난해에도 수입브랜드 확대에 전력을 기울였다. 롯데는 지난 한해동안 본점에 보석 쇼메와 시계 피아제, 여성의류 라우렐ㆍ아큐아스큐텀 골프 등이 새로 들어왔으며 일본의 SKII, 미국의 맥, 오리진스 등 화장품도 새로 입점했다. 현대는 지난해 로에베를 비롯, 크리지아ㆍ기스바인 등이 입점했으며 지난해 봄에는 무역점이 명품브랜드를 기존 20개에서 30개로 50%나 늘렸다. 지난해 신세계 본점도 로에베가 입점했으며 갤러리아 무역점도 스트라네세ㆍ라우렐 등이 새로 들어왔다. 패션뿐 아니라 가정용품ㆍ주방용품 등도 수입브랜드 일색이다. 롯데는 본점과 잠실점에 지난해 말 일식기 다찌기찌를 비롯, 이탈리아의 알레시를 유치해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수입브랜드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실제로 현대의 경우 전체 브랜드 가운데 수입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본점은 지난해 말 34.4%에서 올 봄 개편 후 37.6%로 늘어나며 무역점도 29%에서 33.3%로 높아진다. 롯데 본점에 페라가모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수십개의 구두 브랜드가 3층으로 옮겨졌고 3층의 여성 타운 정장군은 대거 매장에서 밀려났다. 현대도 올 봄 서울지역에 13개 명품을 입점시키기로 함에 따라 국산 디자이너 부티크 13개 브랜드가 철수하게 된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지난 수십년간 백화점은 국내 브랜드와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오 과언이 아니다"면서 "고급화를 빙자해 해외명품만 우대하는 것은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고 반박했다. 이효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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