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논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 ce·비언어극)의 대명사 `난타`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에 진출했다.
25일 오후7시(현지시간) 뉴빅토리극장은 1시간전부터 삼삼오오 가족단위의 관객들이 자리를 메우면서 시작전 499석의 자리를 가득채웠다. 관객의 대부분은 미국 현지인으로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7시가 되자 무대에는 스크린이 내려오고 영어자막과 한글자막으로 `필수재료 빨간고추, 오이, 양파, 양배추` `난타는 마구 두드리다의 뜻` `3,000회 이상 공연, 2000년 7월 난타 전용극장 설립`등의 배경설명이 있은 후 `한국어 한마디 배웁시다`의 설명이 있은 후 `HELLO! AHN YOUNG HA SE YO`가 있자 객석에서는 여러 번 “안 용 하 세 요“를 외쳤다. 이후 `난타 송승환 식당 지배인(김강일) 생일입니다. 축하해주세요`가 나오자 모두가 `해피버스데이`로 화답했다. 바로 객석 분위기가 띄워졌고 바로 4명(설호열, 김원해, 이범찬, 배영란)의 배우가 등장하여 `갑돌이 갑순이 결혼피로연`을 위한 요리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남비, 후라이팬, 접시, 플라스틱 생수통 등 각종 주방기구를 가지고 비트가 강한 사물놀이를 연주했다.
요리사들이 당근이나 오이를 가지고 사물놀이의 강한 리듬을 연주하면서 놀이를 하자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아이들의 탄성이 나왔고, 끝날 즈음 휴지가 쌀로 변하고 쌀이 바로 흰밥으로 요리되는 매직이 보여지자 `원더풀` `브라보`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5살의 아들과 부인과 함께 공연을 봤다는 거스 레디(46, 맨하탄거주)는 “매우 신났다“면서 “특히 음식 재료를 가지고 놀이를 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아이가 너무 좋아해 즐거운데 친구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10월19일까지 4주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될 `난타`의 이날 뉴욕 첫 신고식은 `성공적이었다`는 반응이다. 이번 공연의 모든 티켓(30불, 25불, 20불)은 이미 1주일전 매진됐다. 출연진들은 ABC방송국을 비롯한 일부 생방송 토크쇼에 출연할 예정이다. 뉴욕 유명 웹사이트인 `시티가이드`에서는 `꼭 봐야 하는 첫번째 공연`으로 추천됐다.
제작진은 이번 공연기간중 `great`평점이 나올 경우 바로 오프 브로드웨이에 상설전용관 설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런티를 받고 뉴욕에 진출한 아시아 첫 작품의 꿈을 이뤘듯이, 뮤지컬 `코러스 라인`등과 같이 성장해 10년 이상 장기공연을 하는 것이 또다른 꿈이다.
그러나 이번 공연의 미국내 평론가와 기자들의 관람은 27일부터 있고 월요일부터 뉴욕타임즈등에 반응이 실릴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사뭇 관심이 쏠린다.
◆`난타`의 성장과정
PMC프로덕션(대표 송승환)제작의 `난타`는 1997년 초연 이래 한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성장했다. 2000년 7월에는 난타전용극장이 개관되어 그해 10월 공연 1000회를 돌파하였다.
1998년 가을 브로드웨이 아시아(`헤어스프레이`등 최근 토니상을 휩쓴 작품들을 제작한 리처드 프랭클린 자회사)와 세계 배급권 계약을 맺고 1999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에 진출 호평을 받았다. 2001년 9월 초 한국 문화상품 수출 사상 최고인 400만달러의 개런티를 받고 11개월 간의 북미 55개 도시 순회공연에 나섰다. 그러나 9ㆍ11 테러가 터지면서 중단되었다가 2002년 11월 로스앤젤레스와 하와이 공연으로 재개됐다.
그리고 올해는 모스크바국제연극제 참가, 이탈리아 10개 도시 순회, 호주, 뉴질랜드 공연 등이 있고 2004년까지 해외공연 일정이 잡혀있다. 지난 5년간 국내는 물론 해외공연을 통해 `난타`를 관람한 인원은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해외공연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2000년 38억원, 2001년 72억원, 2002년 126억원이다.
<뉴욕=박연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