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이에 따라 상반기 전체로 7,000억~8,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특별 이익분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보험 업계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시점에서 올린 고무적인 실적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막론한 보험 업계 전반으로도 올 상반기 순이익은 3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며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높은 이익을 올렸지만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고 더욱이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가 예고되면서 과거 고금리로 받은 돈과의 금리 차이에 따른 손실이 현실화하는 데 대한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이 7,000억~8,000억원 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013년 4월~2013년 9월) 실적인 4,685억원에 비해 최대 70%가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삼성그룹 전체의 사업구조 재편과 지분 정리 작업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6월 보유하던 삼성물산 주식과 삼성화재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삼성생명은 삼성물산 지분 4.79%를 삼성화재에 넘겨주고 대신 삼성화재 자사주 4%를 받았다.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처분하고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늘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3,000억원 규모의 특별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은 취득가로 반영돼 있었으나 매각 과정에서 시가로 처리되면서 상당한 매각차익이 생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측의 한 관계자는 "갖고 있던 돌 반지를 현금화한 격이기는 하지만 삼성물산 주식 매각이 삼성생명 상반기 실적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실적이 개선된 것에 힘입어 보험 업계 전체의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당국은 보험 업계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013년 4월~2013년 9월) 실적인 약 2조8,700억원에 비해 6,000억원 이상이 늘어나는 것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올해부터 보험 업계의 회계연도 기준이 바뀌어서 상반기 실적을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지난해에 비해 괄목한 만한 실적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 업계는 깜짝 실적이 결코 반갑지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적개선이 일부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영업이익보다는 '과외수익'으로 얻은 돈이 많기 때문이다. 대형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실적만 개선될 경우 보험 업계는 하반기에 제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속앓이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