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전국주지사협회(NGA) 연례 회의에서 오는 3월1일부터 효력을 발휘할 시퀘스터가 미국의 50개주와 워싱턴DC에 미칠 파장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수도 주변은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ㆍ메릴랜드주는 초중등학교 예산이 2,900만달러 삭감돼 390명의 교사와 보조교사가 실직 위기에 놓이면서 2만7,000명의 학생들에게 여파가 미치는 동시에 2,000명의 저소득층 아동도 조기교육 기회를 잃을 것으로 점쳐졌다. 보건 분야에서도 3만1,400명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검사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뉴욕과 뉴저지ㆍ코네티컷 등 북동부 3개 주는 감당해야 할 예산 삭감액이 수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뉴욕주 초중등학교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은 4,200만달러, 뉴저지는 1,200만달러, 코네티켓은 900만달러가 사라지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주지사들을 초청해 "시퀘스터가 발동되는 첫 날(day one) 영향이 한꺼번에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지만 불확실성이 이미 효과를 내고 있다. 나는 여러분이 자기 지역 의회 대표들에게 정확하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설명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예산삭감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버지니아주의 항구도시 뉴포트뉴스를 방문해 공화당에 협상을 촉구할 예정이다. 뉴포트뉴스에는 항공모함을 건조, 수리하는 조선소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의 반응은 냉담하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 대신 정치적 캠페인만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대변인인 마이클 스틸은 "백악관이 시퀘스터가 얼마나 나쁜지 설명하기보다 해결책을 찾는 데 시간을 좀 더 들였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또 공화당 소속 루이지에나주지사인 보비 진달은 "그가 미국인들에게 공포를 불러 일으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미 상원에서는 민주ㆍ공화 양당이 이번주 중 시퀘스터를 회피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지만 각 당의 주장만 되풀이하는 내용이어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양당이 시퀘스터 데드라인을 데드라인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 협상진척을 더욱 더디게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