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잇따르는 차이나 리스크 경고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의 본질은 불투명성이다. 중국 4대 은행의 경우 잠재부실을 자체적으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중국에 투자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자초하는 것이다.” 최근 경제부처의 한 고위관계자가 한 말이다. 22일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을 쳤다. 20년 전 블랙먼데이를 연상하게 한 지난 주말 미국 증시 급락의 후폭풍이다. 미국 기업 실적 부진과 다시 재연조짐을 보이는 신용경색, 추락하는 달러화,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국제 유가 등은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 경제 불안요인 가운데서 미국에 버금갈 만큼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중국 변수다. 최근 정부는 중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중국의 인플레 문제, 우리해외펀드의 중국 쏠림 현상 등 실물과 자본시장을 두루 살펴 보겠다는 것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거시 경제 가운데서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볼 부분은 인플레 문제”라며 “지난 7~8월 중국의 물가상승 폭이 컸는데 인플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도 정부의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다. 지난 연말 3조3,478억원에 불과했던 중국펀드 수탁액은 지난 15일 현재 13조7,754억원으로 불어났다. 중국 상하이 지수가 연초보다 130% 가량 급등한 데 힘입어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중국 펀드가 속출했다. 국내 자금이 몰려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중국 상하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0이 넘고 있어 언제든 조정의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 주말 현대경제연구원은 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88년 서울올림픽과 64년 일본 도쿄올림픽 전후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중국 경제도 한국과 일본처럼 베이징 올림픽 개최 이후 성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 경제가 중복ㆍ과잉투자로 인해 투자수익률 저하와 인플레 가능성이 있고 중국 정부의 유동성 관리 능력이 미흡해 중국경제의 위기가 촉발될 수 있으며 자산시장 버블이 내수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자들도 고수익이라는 단면만을 보고 그 뒤에 도사린 고위험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 돌아봐야 할 때다. 주식시장에서 큰 손실을 보는 개미투자자들의 그릇된 믿음 중 하나가 ‘나만 미리 빠져나오면 되지’라는 것이다. 정부도 중국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 후 그 결과를 적절한 수단을 통해 시장에 알려줄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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