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올들어 첫 ‘팔자’ 기간조정 진입 대비를

순풍에 돛을 달고 순항하던 증시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28일 5일 이동평균선을 밑돈 데 이어 29일에는 올들어 처음으로사흘 연속 하락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6.12포인트(0.71%) 떨어진 853.47포인트로 마감, 850선을 위협했다. 특히 이번 장세의 `자금 공급원`이었던 외국인이 18일(거래일수)만에 순매도로 돌아섬에 따라 조정 분위기가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또 올들어 장세를 주도했던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맞물려 5일선 밑으로 떨어짐으로써 지수 상승의 발판이 흔들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서울 증시 상승의 든든한 배경이었던 미국에서 `금리 인상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로 하여금 현 장세의 근간을 다시 점검해보자는 관망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일 발표된 일부 미국 경제 지표들도 시장기대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국면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해 9월 이후 26% 이상 상승한 데 따른 차익매물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도 종합주가지수 5일선 붕괴에 따라 최소한 20일선이 위치한 840선 안팎까지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진단이다. 다만 국내기업의 실적전망이 양호하기 때문에 펀더멘털은 여전히 증시에 우호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 외국인들도 매도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흐름과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의 동향을 보면서 재매수 시점을 조정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올들어 처음으로 조정다운 조정 나타나=증시 전반에서 조정을 알리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수급 견인 요인이었던 외국인은 이날 1,9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수하게 내다팔아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17일 연속 순매수 행진에 종지를 찍었다. 종합주가지수 사흘 내리 하락세를 보인 것도 특징적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사흘동안 종합주가지수는 종가지수가 개장 지수를 밑도는 `전강후약`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종합주가지수 5일선이 붕괴된 것과 함께 그 동안 상승추세를 유지하던 5일선이 하락세로 접어든 것도 조정국면이 더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조정권에 진입한 것을 `자연스럽다`고 평가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9월29일 688.07포인트를 저점으로 지난 27일에는 873.61포인트까지 상승, 4개월만에 무려 26.96%나 올랐기 때문이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순환상승을 마무리하고 급등주들이 하락세로 접어듦으로써 자연스럽게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며 “2월 중순까지는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추세전환`보다는 `관망세`=전문가들은 하지만 외국인이 이날 대량 매도를 보였다고 해서 본격적인 매도국면으로 전환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일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미 증시가 급락하자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매수`를 유보한 뒤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 기조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정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미국 증시의 상승기조가 흔들리자 일시적으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어 외국인이 다시 매수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간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전문가들은 조정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일단 매수시점을 늦출 것으로 권유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내구재주문과 12월 신규주택판매 등이 시장의 기대를 밑돈 것을 고려해 낙관론에 힘을 실어줄 새로운 경제지표가 나올 때를 기다려야 하는 한다는 분석이다. 또 그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을 소화하는 기간도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매도보다는 매수관점에서의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 장세가 경기회복과 실적개선이라는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상승추세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매도로 대응하기보다는 매수시점을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며 “추가조정이 나오면 이번 장세를 주도했던 수출관련주와 IT(정보기술)주를 저점매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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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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