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조기졸업' 초심으로 다시뛰자

세계적 경기침체등 내우외환 해소안돼구조조정 마무리등 노.사.정 힘합해야 >>관련기사 경제주권 찾았어도 앞길 산넘어 산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너무 이르다.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나라가 23일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빌린 돈을 일정보다 3년8개월이나 앞당겨 모두 상환했다. 역사적인 날이다. 외환위기 당시 IMF가 7년간의 시간을 주고도 빌려준 돈을 다 못갚을까봐 조바심을 내던 것을 감안하면, 세계가 놀랄만한 사건이다. 그러나 최근 침체의 골이 더욱 깊게 패여가는 경제상황을 돌아보면 마냥 기뻐할 상황만은 아니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는 "외채위기가 내채(국내적 부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며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위기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이 지난 97년말부터 시작? IMF체제하에서 어렵게 쌓아올린 경제적 활력이 '개혁의 좌초'라는 내우(내우)와 '세계적 경제둔화'라는 외환(외환)으로 물거품이 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IMF 조기졸업의 화두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외환위기를 맞아 온 국민이 경제회복과 구조조정에 동참했던 지난 98년초의 심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98년 국민은 엄청난 응집력을 발휘했다. 전 인구의 25%가 금모으기에 동참했으며 그 결과 경제가 마이너스성장를 기록했음에도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인 403억달러에 이르는 기적을 만들어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위기의식이 변질되면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면피주의'와, 내 몫만을 챙기려는 '이기주의'가 만연돼 있다. 중산층은 IMF위기 과정에서 몰락했고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피폐해졌다. 외국 빚은 갚았으나 그 사이에 앞으로 국민들이 갚아야 할 공적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내년 선거가 더 우선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권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보다는 실망감과 좌절감만을 주고 있다.리더십이 설 리 없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노동계와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IMF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근모 굿모닝증권 전무는 "IMF졸업이후의 단기적 과제는 현재의 경기침체 상황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기 위해 구조조정의 연속성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보다 15년 앞서 외환위기를 경험했던 아르헨티나는 구조조정 실패와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서 비롯된 미숙한 경제정책으로 20년 가까이 위기의 사슬을 끊지 못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같이 언제 제2, 제3의 위기가 엄습할 지 모른다. 살얼음판이다. 정해왕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정부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구조조정을 빨리 매듭짓고 민간에 의해 개혁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동석기자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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