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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지리산 수행자가 전하는 멋진 삶의 지혜

■ 마른 똥막대기에 번개 쳤다 (홍일 지음, 자연과 인문 펴냄)


한 지리산 수행자의 수필집. '똥냄새 작렬하는 세상 지랄발광하는 인간들에게 지리산 수행자가 내리치는 마른 똥막대기의 통쾌한 맛'이라는 소개에서 드러나 듯 다양한 형태의 글로 삶의 지혜를 전한다.


"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마음이란 문수도 번지수도 없는 나일론 양말이라 찾기도 잡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지요. 편하다 편하지 않다 그런 것까지 간파하신 걸 보면 마음 있는 곳도 아실 터인데, 그럴 때 저승사자에게 연줄대어 잡아가라 하시지 그랬어요"라는 선문답이 이어지기도 하고 "개떡 같은 나날들"이라고 토로하면서 '인연''완전한 소유'등에 대한 주제를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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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겨울 아침 헛기침 한 번 하고 찬바람 맡으며 까치야 안녕 까마귀도 굿모닝하면 상쾌한 하루를 열 수 있는" 지리산에서 오감을 통해 축적된 상념들이다. '무심'을 목적으로 하는 구도자라 자신을 소개하지만 비울수록 뚜렷해지는 것이 마음인 듯 저자는 바람과 구름, 솔향기, 야생화까지 지리산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빠짐없이 '참견'한다. 멋들어진 시로 분위기를 잡다가도 "야. 이 十不랄. 갓뎀"이라며 산통을 깨는 일탈도 즐긴다.

"내 헛소리를 아침 해장꺼리로 홀짝 둘러마시지 말고 시간을 두고두고 음미해 봐. 그대 정신의 골수에 활력제가 될 것이야"라는 당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건 사람과 산이 함께 쓴 듯한 알쏭달쏭, 예측불허의 마력(魔力) 때문으로 보인다.

"지리산의 향기는 밸런타인보다 좋고 소주보다도 좋다. …밸런타인 같은 사람이 사는 세상도 소주 같은 사람이 사는 세상도 모두 다 극락처럼 평화롭고 환희롭기를 두 손 모아 기원했다."저자는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그대는 그런 당신을 가졌습니까"라고 묻는다. 1만3,000원.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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