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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11월 1일] PP사업자 복잡한 규제 완화를

채널 MTV는 세계 16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매체 중 하나다. 세계 5대 미디어 기업인 비아콤은 MTV를 비롯해 CBSㆍ파라마운트ㆍ니켈로디언 등을 거느린 거대 그룹이지만 한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콘텐츠가 국내 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국내 채널 엠넷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케이블 채널에서 1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슈퍼스타K'를 만든 엠넷은 우승자 '허각'을 통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사회적 이슈 창출에도 성공했다. 시청률과 이슈 창출이라는 방송의 본질적 측면만을 놓고 본다면 국내 유료방송사업자(PP)가 세계 굴지의 PP를 압도한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하다. 슈퍼스타K2(14부작) 제작비는 약 45억원으로 지상파 TV수준에 버금갈 정도지만 광고 수익은 지상파의 5% 정도에 머물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라면 '완판'을 자랑했겠지만 50만원 미만의 엠넷 평균 광고 단가 탓에 전체 광고 수익은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상파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서이기도 하지만 PP사업자에 적용되는 복잡한 규제가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시장 규모와 매출 규제만 봐도 알 수 있다. 11조원의 지상파 방송시장과 그 10분의1 규모인 PP(1조4,000억원)시장에 '전체 매출 총액의 33%를 넘지 못한다'는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다. 문제는 지상파에는 '선수'가 3명밖에 없지만 PP산업에는 200여명이 넘는다는 데 있다. 지상파 1개 방송사가 3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PP 1개사는 4.600억원의 매출을 넘어서면 안 된다는 말이다. 세계의 경제 기류가 개방으로 바뀌면서 자유무역협정(FTA)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선진국과의 FTA 체결은 국내 PP사업자가 글로벌 기업들과 맞붙어 싸워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의 방송산업 비전 중 하나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사업자 양성이라고 한다. 지상파 방송사업자만을 유념한 비전이 아니라면 복잡한 규제 정리가 우선과제일 듯하다. 최근 종합편성채널 사업을 준비하는 C사가 MTV인터내셔녈과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비아콤에 이어 디즈니가 SKT와 손잡았고 내셔널지오그래픽ㆍ폭스채널 등 글로벌 매체도 여러 형태로 이미 국내에 들어와 시장을 탐색하고 있다. 실타래같이 얽힌 규제로 국내 기업들이 맥을 추지 못하는 사이에 FTA 조항이 발효된다면 글로벌 기업의 국내 시장 침투는 본격화 할 것이다. 아이폰이 국내 스마트폰시장을 순식간에 점령한 것을 정부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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