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관훈동 우림화랑에서 개관기념전으로 `운보 김기창전`을 준비했다.
19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01년 타계한 운보의 작품을 1950년대부터 각 시대를 망라한 인물화, 청록산수, 바보산수, 화조, 풍속화 등 다양하게 출품했다.
흔히 운보는 `천의 얼굴을 가진 작가`로 불린다. 운보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청각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화가의 길을 걸었다. 이당 김은호의 문하에 들어가 그림공부를 시작한 운보는 당시 미술학도의 등용문인 조선미술전람회를 통해 연4회 특선으로 추천작가가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당시 유행처럼 여겨졌던 인물화에 전념했다. 그러나 해방 이후에는 작풍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운보는 피난살이 시절 `예수의 일생`을 완성하고, 전쟁이 끝난 뒤 1954에 서울 화신백화점에서 `성화전`을 하면서 전환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작가는 인물, 화조, 풍속 등을 다룬 구상작업에서 1965년 `태고의 이미지`, `심상의 이미지`, `청자의 이미지` 등을 추상작업에 이르기까지 실험을 계속했다.
운보는 또 `바보산수`시리즈에서 우리의 민화를 재창조했고 `청록산수`는 미술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 전시에는 총 24점이 출품되는데,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각 연대를 망라하고 있다. 1950년대 초 피난지 군산에서 그린 산수화, 1976년 장기 두는 모습을 그린 풍속도, 1986년 산수에 인물을 곁들인 미인도 등은 운보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02)733-3738.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