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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3대주주로 등장한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의 실체는?
입력2011.07.18 17:57:44
수정
2011.07.18 17:57:44
KT지분 5%이상 확보 英실체스터 인터내셔널에 관심 <BR>전세계 200억弗 자산 운용… 롯데제과 지분도 보유
최근 KT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며 5.01%의 지분을 확보한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스 LLP(유한책임회사)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뚜렷한 1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KT의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권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의 주요 주주 가운데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는 일본 최대 통신회사 NTT도코모(5.46%)와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스 LLP 등 2곳이다.
NTT도코모는 과거 KTF의 주요 주주로, 지난 2009년 KTF가 KT와 합병하면서 KT지분 5.46%를 보유하게 됐다. KTF시절부터 기술협력을 이어온 사이로 최근에는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3국 이동통신 동맹을 맺을 정도로 우호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새롭게 KT의 주요 주주로 떠오른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터베스터즈 LLP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26일 KT주식 10만1,300주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 5.01%를 보유했다고 신고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의결권이 없는 KT자사주(6.82%)를 제외할 경우 국민연금(6.69%), NTT도코모(5.46%)에 이어 3대 주주다.
국내 시장에서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은 잘 알려진 투자자는 아니다. KT 관계자도"영국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라는 것 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파트너스는 KT지분을 확보하기 이전인 지난 2010년 롯데제과 지분을 9.70%까지 늘린 주요주주로 지난해 말 현재 계열사 등을 통해 8.52%의 롯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 지분을 사들인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스 LLP는 이 회사가 지분 99.5%를 보유한 자회사다.
영국 일간지 더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은 모건스탠리 유럽지사에서 펀드매니저를 했던 스테판 버트(61)가 1994년 설립했다. 버트는 현재 본인과 부인 등 가족 명의로 실체스터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맡고 있다.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은 설립 이후 지난 2008년까지 13년 동안 연 평균 15%의 수익률을 올렸다. 전세계적으로 2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5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것을 운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광풍이 몰아치던 당시에도 두 자릿수 수익률로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버트 매니저는 당시 더 타임스지 인터뷰에서 "피델리티의 창업자인 피터린치의 투자방식을 선호한다"며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을 주로 사들인다"고 투자원칙을 밝혔다. 피터린치는 가치투자의 원조로 불리는 인물로 1977년부터 1900년까지 13년 동안 마젤란 펀드를 운용해 연 평균 29.2%의 수익률을 올린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실체스터 인터내셔널이 KT주식을 사들인 것은 최근 통신주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되어 있고 배당성향이 높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전기통신사업법이 허용하는 49% 한도를 꽉 채우고 있다.
-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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