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일하고 싶은 中企

중견기업인 동양매직의 직원들은 요즘 서울 본사에 마련된 카페테리아에서 틈틈이 휴식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곤 한다. 염용운 대표가 취임한 후 근무환경에 신경을 쓰면서 탄생한 작은 공간이지만 회사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콤플렉스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도입하는 등 신명 나는 일터를 만드는 데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들어 '사람이 곧 자산이다'를 외치며 다양한 복지혜택을 도입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강신장 세라젬 대표처럼 직원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사내 음악회를 개최하거나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처럼 해마다 가족 동반 해외여행을 실시하는 최고경영자(CEO)도 등장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업무 시간이나 업무 강도를 높이는 과거 방식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CEO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산업현장을 취재하다 보면 이 같은 사례는 아직까지 일부 중소기업에 머무르는 얘기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직원들을 위한 투자를 극도로 꺼리거나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기 마련이다. 한 중소기업 직원은 원가를 절감한다며 커피 한잔도 아끼자는 사장의 말에 '정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회사가 직원들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조차 꺼리는 분위기에서 충성심이나 애사심을 바라기는 힘들다. 이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잦은 직원 이탈로 만성적인 인력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소기업들은 흔히 구인난이니 미스매칭을 애기하고 있지만 주변에는 아직까지 기본적인 노동조건조차 제대로 인정하기를 꺼리는 CEO들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젊은이들은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를 회피하고 대기업으로의 이직을 꿈꿀 수밖에 없다. 물론 이래저래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에 대기업 수준의 직원 복지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다만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직원들을 위한 아주 작은 관심과 진심 어린 애정을 보인다면 '일하고 싶은 일터'는 그리 먼 얘기가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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