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20일] '아이폰 음모론'이 떠도는 이유는

지난 16일 애플의 기자회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의 아이폰4 출시가 미뤄졌다는 소식이 들리자 인터넷에는 다양한 음모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KT가 삼성전자의 압박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아이폰4 출시를 미루고 있다' '정부가 정보기술(IT)에 무지해 인증 허가를 안 내줬다' 등의 소문이 대표적이다. KT가 18일 "망 연동 테스트가 지연돼 아이폰4 출시도 미뤄지게 됐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 같은 음모론이 퍼진 데는 KT의 책임이 크다. 그동안 일부 IT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이폰4의 수신불량 문제, 아니면 물량부족 때문에라도 아이폰4의 출시가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KT는 애플의 기자회견 때까지 '7월 중 출시'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국내 소비자들은 결과적으로 애플의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가 이달 내 아이폰4 출시국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외국 기업인 애플이 우리나라 기업인 KT보다 먼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준 셈이다. 물론 외국산 기기를 들여오는 일인 만큼 KT가 애플보다 앞서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닌 것은 맞다. 비밀주의로 유명한 애플이 KT와의 협상 과정에서 아주 친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짐작은 간다. 하지만 KT가 조금이라도 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알렸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아이폰4의 국내 도입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궁금증이나 각종 '설'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의 소리'로만 치부하지 말고 정확히 해명하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애플의 이번 기자회견이 논란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KT가 배울 점도 많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사과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전세계의 모바일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아이폰4를 국내에 들여오는 기업이라면 제조사만 탓할 게 아니다. 소비자들이 KT라는 대기업을 믿고 KT에 문제제기를 한다는 점을 오히려 고맙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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