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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히든 챔피언의 육성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독일을 방문하는 등 경제 관련 광폭 행보에 속도를 낸다. 안 전 대표는 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2월에는 독일을 방문해 현지에서 히든 챔피언 육성 과정을 직접 살펴볼 것"이라며 "독일의 경제는 중소기업이 주력이고 이들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 히든 챔피언을 어떻게 육성할지(를 위해) 직접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히든 챔피언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기업을 뜻한다.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세계 시장점유율 1~3위 기업으로 매출액 40억달러 이하 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를 방문해 글로벌 전자산업의 현주소와 국내 산업계를 체험한 바 있다. 그는 "300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세계가전전시회에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을 제외하고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 중 미래 생존을 담보할 만한 회사로 몇 개를 꼽을 수 있겠느냐"고 CES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내수시장에만 안주하는 산업과 기업은 합종연횡을 통해 뭉쳐 해외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내 호텔을 보면 대기업의 계열사로서 모기업에 영업을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어 '웨스틴' '하얏트' 등의 글로벌 호텔 브랜드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20개가 넘는 호텔이 재편돼 국내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 나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시스템통합(SI) 업계에 대해 "우리나라 대기업은 보안 등의 이유로 SI 계열사에만 일감을 주고 이들 기업은 모기업의 일감에만 집중하는 구조"라며 "미국의 경우 한 개의 SI 업체가 여러 (대)기업의 SI 물량을 받아 일해 글로벌 경쟁력을 쌓고 있는데 우리나라 산업계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전격 단행한 옛 민주당과의 통합과 관련해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통합에 찬성했을 것이다. 오히려 이번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다. 후회하지 않는다"며 "이런 경험을 일찍 해서 다행이다. 만약 이런 경험을 피해서 밖으로 돌다가 정작 중요한 때 맞닥뜨리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른 정치인은 혼자 출발해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초선 의원부터 시작해 당 대표에 오르지만 나는 정반대의 정치경험을 하고 있다"며 "이제 시작인 만큼 (당 대표로서 받은 정치적 공격은) 괜찮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3년 대통령선거 당일 미국에 출국한 것이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사실상 철회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모두가 그 당시에는 문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만약 내가 한국에 있었더라면 자칫 대선 승리 1등 공신으로 주목 받아 문 후보에게 부담만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일 아침 문 후보에게 전화해 출국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문 후보 역시 좋아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