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담 결과는 앞으로의 유가 향방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현재까지 이번 회담에 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원유 감산쪽에 무게가 쏠려 있다.
10월 현재 집계된 회원국들의 하루평균 원유 생산량은 OPEC이 정해놓은 쿼터보다 12.6%나 많은 273만 배럴. 이에 따라 OPEC의 주요국들은 생산량과 쿼터와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생산량 감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알바로 실바 OPEC 사무총장은 최근 "시장에 원유가 과잉 공급되고 있다"며 "크루드 오일의 하루 평균 과잉 공급량이 100만~150만 배럴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번 빈 회담이 있기 불과 일주일 앞서 나온 것이어서 이번 회담에서도 논의의 초점이 감산쪽에 모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 OPEC 회원국의 주요 장관들은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북반구의 봄이 오기 전에 생산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 정세를 감안, 생산량 동결 또는 증산에 나설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우선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시점이어서 OPEC은 유가 안정을 위해 어느 정도의 생산량을 유지해 달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런던의 바클레이 캐피털의 상품 분석가 케빈 노리쉬는 "OPEC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시장의 (쿼터에 대한)신뢰 회복을 위해 감산에 나서는 동시에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생산량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생산량을 둘러싸고 회원국들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이번 회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알제리와 나이지리아는 증산쪽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최근 알제리의 샤키브 켈릴 에너지 장관은 "현재 생산량 초과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증산을 요구했다. 또 나이지리아는 정부 채무 상환에 필요한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석유 증산이 절실할 상황.
시장에서는 원유 감산 대신 아예 OPEC의 생산 쿼터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초과 생산량이 300만 배럴에 이르고 있는 현시점에서 쿼터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
쿼터를 현실화시켜 실질적인 생산량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