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실시된 LG CNS 사장 인사는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룹의 주력회사인 LG전자 사장이 부임했기 때문이다.
LG CNS는 매출 1조2,000억원이 넘는 대기업이다. 하지만 LG전자에 미칠 바는 아니며 더구나 대부분의 그룹에서 시스템통합(SI)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당시 인사는 파격적이었다.
신임 정병철 LG CNS 사장은 LG 내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전문경영인으로 오너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상대적으로 덩치도 작고 중요도도 떨어지는 LG CNS에 온 것은 올해로 예정된 회사의 거래소 상장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G CNS는 지난 2001년 EDS와의 합작을 청산한 뒤 꾸준히 상장 준비를 해왔다. 매출이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타이거풀스의 스포츠복권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수백억원의 미수금이 생기면서 차질을 빚었다.
정 사장은 지난 69년 LG화학에 입사한 이후 줄곧 자금과 경리를 맡아온 재무 전문가다. 회사 내에서는 정 사장이 재무 개선이 시급한 회사를 맡아 상장을 매끄럽게 해결할 적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LG CNS를 1등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업종을 불문하고 1ㆍ2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시장에서 도태되며 2등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SI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SDS와의 선두 경쟁도 올해 관심사다.
이와 함께 LG CNS가 지난해부터 주력하고 있는 해외 사업에서도 그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주목된다. 정 사장은 해외 투자 등 해외 사업에도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다. 해외 사업 전문가로 내부 승진한 김정근 부사장과 함께 그려낼 해외 청사진이 궁금하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