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경제의 가장 큰 관심사로 등장한 미국의 금리인상이 20일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상원 금융위원회 발언으로 기 정사실화 한 느낌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각종 지표들을 감안할 때 디플레 위협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금리인 상이라는 도전에 대처할 충분한 능력과 준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그린스펀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의 발언이 나오자 뉴욕증시 는 상승세에서 내림세로 돌아섰고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는 5개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요동 쳤다. 금리인상은 이제 시기와 폭의 문제만 남은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 올 것이다 . 우리 경제도 예외일 수 없는 만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먼저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우려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약세기조의 달러화의 강세 전환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지속돼왔 던 국제 유동성의 이머징마켓 유입이 크게 줄어들고, 더 나아가 이미 유입 됐던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크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 시기에 우리 증시가 오히려 상승했다는 사례를 들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상황이 그때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느긋해 할 일은 아니다. 지금 증시의 주도권은 완전히 외국인에게넘어갔다. 증시의 수급균형이 전적으로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닐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발을 빼기 시작한다면 증시는크게 출렁일 수 밖에 없고 이는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가상승 부담도 경계해야 할 요소다. 원ㆍ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원유와 원자재 도입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물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 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물가 오름세가 너무 가팔라 이만 저만 걱정이 아니다. 특히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기승을 부려 대응수단도 마땅찮은 실정이다. 여기에 물가불안 요인이 하나 더 추가되는 셈이다.
물론 미국의 금리상승이 우리경제에 마냥 부정적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 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더 높아져 수출은 더욱 탄력 을 받을 수 있다. 수출문제 때문에 이런저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환율방어에 안간힘을 써왔던 정부로서도 외환시장개입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경제 상황으로 볼 때 미국의 금리인상은 득보다는 실이많을 것으로 보인다. IMF와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달러약세로 아시아지역 금융시장의 버블을 우려하며 미국의 금리인상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은 시사하는바 크다. 정부와 기업은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 면서 미리미리 대응책을 마련,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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