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새 지도부는 중진과 소장 개혁성향 인물이 고르게 참여하고 `탈 호남` 색채를 띠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정통모임 출신의 장재식 의원을 제외한 4명이 모두 중도파 출신이고 동교동계가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탈DJ`도 이뤄졌다.연령대를 보면 조순형 대표와 김경재ㆍ장재식 상임위원이 60대, 추미애 김영환 상임위원이 40대로 노ㆍ장ㆍ청이 조화를 이뤘다. 지역으로도 충청(조순형ㆍ김영환) 2명, 대구(추미애) 1명, 호남(김경재ㆍ장재식) 2명으로 안배됐다.
추미애 의원은 초반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는 듯 했으나 조직표에 밀려 예상보다는 큰 차이로 조 대표에게 패했다. 그러나 추 의원은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조 대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추 의원은 이번 경선을 계기로 차세대 여성지도자로서 위상을 굳힌 데 만족해야 했다. 추 의원은 총선 체제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아 조 대표와 `쌍두마차`로 선거전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1,199표를 얻어 예상외로 선전한 김경재 의원은 경선 돌입 때부터 조 의원과 러닝메이트를 자임하고 당 중진과 소장파를 아우르는 가교역할을 강조한 전략이 주효 했다. 김 의원은 새 지도부 중 유일하게 호남에 지역구를 갖고 있어 자동적으로 호남 대표성을 인정 받게 됐다.
1, 2, 3위를 차지한 조순형 추미애 김경재 상임위원이 모두 지난 대선과정에서 노무현 후보 캠프에 주도적으로 참여, 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으나 분당과정에서 등을 졌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장재식 상임위원은 분당 이후 박상천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맡으며 당 조직을 관리했던 게 도움이 됐다.
그는 박 전 대표와 정균환 총무 등 당권파 조직표의 뒷받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상임위원은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충북 출신이고 경기 안산에 지역구를 둬 충청권과 수도권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진동 기자 jayd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