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자연경관과 고풍스런 전통 건축물들이 멋스러운 도시 스톡홀름. 시 정부의 엄격한 구시가지 보존방침이 이 도시를 관광명소를 만들고 있다. 스웨덴의 생태도시정책은 자연 환경 보전에만 그치지 않고 역사 환경 보전 차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톡홀름 시립박물관은 각 건축물의 해설서와 도면 등을 기초로 건물마다 조사보고서를 작성할 정도다. 시 정부는 이 보고서를 기초로 건축물의 문화ㆍ역사적 가치를 판단하고, 3단계의 등급을 매긴다. 최고 등급으로 지정된 건물의 건물주는 제도적으로 관리ㆍ보전 의무를 지게 된다.
건물노후화로 안전문제 등이 우려될 경우 부분 개ㆍ보수는 인정되지만 이 경우에도 시 건축위원회가 세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재정적 지원도 눈여겨 볼 사항. 전통건축물의 보전을 위해 개ㆍ보수공사를 하는 건축주는 10년 거치 무이자 융자를 받을 수도 있다. 또 보존의 중요성이 우선시되는 건축물이라면 시가 직접 매입을 하기도 한다.
가므라스탄섬은 14개의 섬과 육지가 연결된 스톡홀름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구시가지 보존 지역. 9만9,000여 평의 이 섬은 지난 1,200년을 전후로 한 시점에 개발되기 시작해 이후 섬 북동부에는 왕궁이 들어섰고, 섬 중심부의 대광장을 중심으로는 종교ㆍ상업ㆍ주거시설들이 잇따라 건립됐다. .
수세기의 건축양식이 녹아있는 가므라스탄 구시가지에 대한 보전 정책이 본격화된 것은 1916년부터다. 많은 국가들이 도시팽창에만 여념이 없었을 한 세기 전부터 도시의 역사를 존중하는 선진 문화의식이 싹텄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 심지어는 1~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가므라스탄 보전작업이 이어졌다.
이는 무조건 헐고 새로 짓는 개발방식의 개발에 익숙한 한국의 도시문화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는 게 도시계획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