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슈 인사이드] 수십만원 예치금에 학기중엔 이용 못하기도

수십만원 예치금 요구에 대출ㆍ열람실 이용 제한까지


[이슈 인사이드] 수십만원 예치금에 학기중엔 이용 못하기도 졸업생에게도 점점 가혹해지는데… 나윤석기자ㆍ 변지혜 인턴기자 '문 열기'에 소극적인 대학 도서관의 태도는 졸업생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대학들은 졸업생에 대해 도서 대출에 특히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취업난 한파를 겪는 졸업생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조사 결과 해당 학교 졸업생임에도 동문회비나 예치금 등의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내야 비로소 도서 대출 자격을 얻는 학교가 수도권 30개 대학 가운데 18곳이나 됐다. 연세대는 동문회비 30만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울대 졸업생 역시 매년 10만원씩을 내야 책을 빌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와 서강대의 도서관은 예치금으로 각각 30만원과 20만원을 받고 있다. 이화여대의 규정도 졸업생들이 15만원의 예치금을 납부해야 도서 대출을 할 수 있도록 못박고 있다. 그 외 상당수 대학들은 3~5만원 가량의 예치금을 '대출 자격 획득'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심지어 상명대처럼 학기 중에는 졸업생들이 아예 열람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학교도 있다. 두 달 전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박모(28)씨는 "얼마 전 학교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보증금 형식으로 20만원을 내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비싼 등록금 때문에 학교 다니는 내내 힘들었는데 이런 식으로 또 부담을 가중시키더라"고 답답해 했다. 박 씨는 "도서관들이 졸업생에게조차 이토록 가혹한데, 아무 관계 없는 일반 시민에게 개방을 꺼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고 혀를 찼다. 졸업생에 대한 대학 도서관의 이 같은 엄격한 기준 적용은 '대졸 백수'가 양산되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취업난으로 인해 졸업 후 취업까지 상당 기간 공백을 겪는 졸업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절박한 상황에 놓인 졸업자들에게 대출 자격 조건으로 적지 않은 돈을 요구하거나 열람실 사용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대학들은 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효율적 운영과 통제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 대학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노동조 상명대 도서관장은 "졸업생에게 일정한 돈을 요구하는 이유는 반납을 안 하고 도망가는 경우를 위한 최소한의 대비책"이라며 "무작정 책을 빌려줬다가 도서를 잃어버리면 그 또한 지역과 사회의 손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양대의 한 관계자는 "원래는 대출 조건으로 이용료를 받다가 최근 예치금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30만원의 예치금은 지나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 제도의 폐지 여부는 앞으로 상황을 두고 보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럴수가! 세상에 이런일이…요지경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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