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주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주 후반 미국의 신용경색과 경기둔화 우려가 재개되며 또다시 글로벌 증시의 조정 영향권에 들어갔다. 특히 미국 금융주의 실적 부진은 서브프라임 부실이 확산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변동금리모기지의 금리 변경이 이루어질 경우 금융주의 실적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현재 위험 수준에 다다른 모기지채권 규모가 약 2조4,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수개월 내에 이 가운데 4분의 1이 디폴트 위기에 빠질 수 있으며, 총 손실 규모는 2,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3분기 GDP성장률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견조했지만, 4분기에도 지속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최근 신용경색이 점차 실물 경제로 파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경기침체, 에너지 가격상승, 소비심리 저하, 제조업 경기 둔화 등 제반 경제지표도 미국 경기 둔화를 시사하고 있다. 7월 말 이후 미국 증시는 목요일 급락하고 금요일 혹은 주 초반 반등하는 패턴을 보여줬다. 이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금요일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만, 주 초반에는 주가가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11월에도 이러한 패턴이 지속될까. 미국 증시가 주후반 급락 패턴에서 벗어나 주초반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10월 말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언급하여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다. 신용경색이 재개되더라도 연준의 처방이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금융주의 실적 부진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아, 4분기 기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주택경기를 비롯한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미국 증시의 반등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시의 불안 양상 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의 신용경색 우려가 확대될 경우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관의 매수 여력은 별로 없다.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발생하고 있고, 차익거래잔고도 6조원 수준에 도달해 있다. 이번주 국내증시는 신용경색 재개로 시작된 글로벌 증시의 약세에서 자유롭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경기 회복세와 기업실적 개선 등 내부 상승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950선 전후에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추가 하락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