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미국 화학제조업체 듀폰과의 1심 소송에서 패하자 유진투자증권이 이 종목에 대한 분석 중단을 선언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5일 보고서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3일 듀폰 아라미드와의 소송에서 패해 1조원 이상의 배상금을 부과 받았다”며“이번 판결금액이 과도한 측면이 있어 향후 항소심을 통해 축소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커져 분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각종 소송이 많았던 하이닉스의 경우 대손충당금을 0~50%까지 쌓았던 점을 비춰봤을 때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대손충당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대손충당금의 반영 규모와 시점, 소송에 대한 상세내역이 확정된 이후 분석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애널리스트가 주가전망을 낮추는 수준에서 벗어나 분석 중단까지 선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번 돌발리스크가 커 통상적인 분석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A증권사의 경우, 지난 9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과의 1심 배심원 평결에서 패한 사실을 모른 채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매수추천을 했다가 투자자들의 빈축을 산 적이 있다. 화학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회사 측에서 법정 공방과 관련 불리한 사실을 애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어서 종목을 분석하는 데 애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가 소송악재로 6만원 초반대까지 내려 앉으면서 가격 메리트가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날 약세장에서도 1.48%(900원) 상승하며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김동건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기업가치는 2조3,000억원인데 비해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듀폰과 소송에서 패소해 배상금 1조원 전액을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재판 관련 손해비용을 기존 5,360억원에서 1,000억원 추가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반영해도 현재 주가는 목표주가보다 30% 가량 낮아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