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나라 살림 건전성 불안하다"

정부 "지출 축소 능사 아니다..미래 대비해야"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은 1일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 남북통일 가능성, 각종 재정수요 증가 등으로 정부재정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연구원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포럼이 '나라 재정, 과연 지속 가능한가'를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현재까지는 재정이 전반적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고령화, 통일 등을 대비한 지출이 늘고 현재의 비효율적 재정지출 관행이 지속될 경우 재정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부가 시장영역에 불필요하게 개입해 재정을 낭비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과거 민간금융시장이 미숙했던 시기에 도입된 재정융자 및 신용보증 제도 등이이제 오히려 민간금융시장의 자율적 발전을 저해하고 재정에 부담만 주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그는 또 2002년 이후 활발해진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도 결과적으로 추세적 원화강세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 반면 막대한 평가손실 등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5%를 밑도는 잠재성장률과 고령화 등에도 재정의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재정을 활용한 경기부양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이를통해 정부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사업을 축소해야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또 최근 유럽국가들이 재정적 부담으로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하고 있다는 점에주목, 무조건적인 복지 지출의 확대보다는 효율적 지출에 더 초점을 맞춰야한다고주장했다. 정부부처의 정책 능력 배양, 정책 사후 평가.분석 체계 개선 등도 재정 지출의효율성을 높이고 건전성의 지속 가능성을 키우는 방안으로 거론됐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역시 이날 심포지엄에서 현재 우리나라 재정의 건전성이 공식적인 지표 보다 나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옥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상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 채무비율은 21.7% 수준으로 미국(63.4%), 영국(44.2%), 일본(157.6%) 등에 비해낮지만, 모든 정부관리기관의 채무와 정부 보증채무, 한국은행이 운영하는 통화안정증권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이 비율은 60%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포괄적 예산 검토 방식에서 벗어나 국회의 예산.결산 심사 권한을 강화, 정부와 국회의 협의에 중점을 둬야한다고주장했다. 그러나 토론 패널로 참석한 배국환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은 "외환위기 이후 국가 채무가 빨리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많은 부분 외환위기 극복 과정의공적자금과 통화관리(외평채) 관련 지출이므로 이 속도가 유지될 지는 의문"이라고밝혔다. 그는 또 "단순히 현 시점의 지출과 부채 규모를 줄이는 것보다 향후 도래할 고령화 사회와 통일 시대를 앞서 대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