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치아는 모두 몇 개일까. 대부분 28개나 32개라고 말한다. 언뜻 보기에 둘 중 한 사람은 틀렸다고 할 수 있으나 모두 맞는 말이다.의학계에 따르면 보통 성인의 치아는 28~32개. 이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치아의 숫자가 다른 것은 사랑니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류동목(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사랑니는 입안 제일 안쪽 세 번째 나는 큰 어금니(대구치)로 한 개도 없는 사람이 있는 반면 4개까지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사랑니가 한 개라도 있다면 어금니에 충치가 생기기도 하고, 숨겨진 사랑니 주위 염증으로 고생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30~50대의 경우 사랑니를 반드시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위치에 나거나 양치질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빼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 제대로 나기 어렵다
사랑니는 자체 기능보다는 말썽을 일으킬 때가 더 많다. 물론 손가락으로 만져 보면 아래쪽에 2개만 있거나 위쪽에 2개가 가지런히 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어금니 쪽으로 경사지게 났거나 뒤쪽ㆍ혀쪽ㆍ뺨쪽 등 비정상적인 위치에 묻혀 있다.
위치의 이상여부 외에도 지나치게 작거나 큰 경우가 많으며 뿌리의 수와 모양도 차이가 있다.
결국 잇몸 안에 묻혀 있지 않고 입안으로 나더라도 음식물이 잘 끼고 양치질이 잘 되지 않아 썩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이유로 앞 어금니까지 썩게 만들어 영구치마저 뽑아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 자주 생기는 염증
사랑니가 잇몸을 조금만 뚫고 났다면 염증이 생기기 쉬운데 가끔 얼굴이 심하게 붓고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일까지 생긴다.
이럴 땐 염증을 치료한 후 이를 빼면 되지만 심할 경우 입원까지 하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 염증이 잘 생기므로 임신 전에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
▶ 턱뼈질환의 원인
사랑니가 없는 줄 알고 있다가 우연히 방사선 촬영을 하면서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랑니가 완전히 뼈 안에 묻혀 있을 때는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아 주머니(치배) 안으로 물이 차서 물혹(낭종)이 되기도 한다.
드문 일이지만 세포가 변해 턱뼈를 흡수하면서 양성종양으로 고착화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턱뼈의 상당부분이 흡수된 다음에야 알 수 있어 치료가 어렵고 심한 증상은 턱뼈를 절단해 치료해야 한다.
▶ 사랑니 때문에 턱이 부러진다
물론 턱뼈는 사랑니 때문에 저절로 부러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랑니가 있는 부위가 턱뼈 중에 가장 얇고 힘을 많이 받는 부위기 때문에 조금만 충격을 받아도 부러지는 일이 있다.
▶ 위쪽 사랑니를 빼는 경우
코 양 옆 뼈 안에는 상악동이라는 공간이 있다. 이 곳은 코와 연결되어 있어 코로 들어온 공기를 걸러서 폐로 보내고 머리의 무게를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간혹 이 곳 밑부분이 윗니 뿌리까지 내려와 있는데 발치를 하면 상악동에 구멍이 생긴다.
이 때 염증이 발치한 부위로 흘러 나오면 발치부위가 구멍이 뚫린 채로 치유되어 물을 마시면 상악동을 통해 코로 나오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증상에는 구멍을 추가로 막아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 아래쪽 사랑니를 빼는 경우
아래턱의 중앙부에는 치아, 혀ㆍ입술의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관이 있다. 사랑니의 경우 뿌리 위치가 이 관과 매우 가깝거나 치아 뿌리가 관을 뚫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발치 시 신경이 자극을 받아 입술이나 턱 끝에 마취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것처럼 다소 멍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류동목 교수는 "통계적으로 3~5%가 이러한 현상이 있는데 2주일~3개월 지나면 풀린다"면서 "사랑니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은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발치에 앞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과정을 거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