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금융허브와 긴밀 협력 협소한 배후시장 한계 극복

추수탯 싱가포르거래소 부회장


"싱가포르 금융시장의 성공은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아닌 협력(collaboration)에 기반한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어느 나라와도 상호 번영을 목표로 무한한 개방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며 이 덕분에 세계 전역의 금융허브와 밀접한 네트워크를 이루며 번영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거래소(SGX)의 추수탯(사진) 부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허브 싱가포르의 강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규제효율성·인프라·인적자본에 관해서는 다른 글로벌 허브와 우위를 다퉈야 하지만 싱가포르처럼 협소한 시장이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상생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는 "그간 만나본 한국의 금융 관계자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제로섬' 게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국 금융시장의 성공 역시 상생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GX는 지난 1999년 싱가포르 정부가 아시아 최초로 증권거래소(SES)와 국제통화선물거래소(SIMEX)를 통합해 출범시킨 거래소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 증시 시가총액(2조달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SGX는 광물·오일 등과 인도(NIFTY), 일본(닛케이지수), 대만(MSCI타이완) 등의 주가지수선물을 추종하는 각종 파생상품거래의 아시아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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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부회장은 싱가포르 금융은 3개의 기둥(효율적 규제, 낮은 세금, 중계무역항)에 의해 떠받쳐져 있다고 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이 같은 기둥에 더해 처지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자유롭게 모여들 수 있도록 외국계 자본의 시장진입 문턱을 크게 낮췄고 이 덕분에 아시아~태평양 일대의 중심허브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홍콩은 중국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반면 싱가포르는 중국·동남아·중동 등의 자본이 넘나들고 있다"며 "홍콩과 싱가포르는 라이벌로 불리지만 위안화 거점을 놓고는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역시 도쿄나 홍콩의 위상을 넘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떤 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지를 먼저 찾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회장은 또 중국·일본 등 이웃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한국 역시 폐쇄성보다는 개방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도 시장을 예로 들며 "인도는 자국 시장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외국계 금융기관의 진입규제를 강화했지만 투자의욕만 떨어뜨리고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만 더디게 만들었다"면서 "한국 자본시장 역시 외국계 금융자본의 진입에 지나치게 민감한 것 같다. 국내 금융기관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금융시장의 진입규제를 풀고 개방을 강화하는 게 필수"라고 전했다.

특별취재팀:최형욱(뉴욕) 김현수(상하이)특파원, 김희원(런던) 윤홍우(두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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