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부동산 시장 혼란만 더하는 정부


최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건설업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차별이 적정한지 재검토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시장에서는 당연히 이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완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튿날 국토부는 이를 부정하는 해명자료를 냈다. 원론적인 태도를 밝혔을 뿐 정부가 확정한 내용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장관이 공개된 장소에서 말한 내용을 실무부처에서 정면으로 부정한 셈이 됐다.


물론 서 장관이 종부세와 양도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는데 시장과 언론이 너무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말하면 변명할 여지는 없다. 하지만 당시 서 장관은 주택시장 침체를 언급하며 이를 해결할 방안을 얘기하고 있었다. 이런 때 장관이 언급한 다주택자에 대한 형평성 제고라는 입장을, 부동산시장은 당연히 대표적인 규제에 대한 완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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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전개되자 서 장관이 2·26 대책 보완조치로 함께 언급한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분리과세 적용 방침에 대해서도 불신이 커지고 있다. 과연 주무부처 장관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 장관은 지난 3월 "2·26 대책이 주택시장 회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추가대책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택건설업체 대표들과 만난 이번 자리에서는 '시장 충격'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3개월 만에 입장이 바뀐 장관의 말과 그의 발언조차 원론적 언급이라고 부정해버리는 정부를 믿고 집을 사고파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 만난 한 부동산 컨설턴트는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이유로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정책 변수 영향을 많이 받는 부동산시장으로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데 정부의 입장이 모호하면 시장 참여자들도 확실한 결정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규제 일변도의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도입, 양도세 중과 등이 잇따라 발표됐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규제 강화에 맞춰 나름대로 선택을 해왔다. 예고된 악재(惡材)는 악재가 아니라 기회로 여기는 것이 시장인 셈이다. 시장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악재가 아니라 불확실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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