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로 우리나라의 올 상반기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흑자 규모도 큰 폭으로 줄어 정부는 올해 수출입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2,753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은 2.5% 늘어난 2,646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 흑자는 107억4,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154억달러) 대비 3분의2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6월 수출은 47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증가하면서 2월 이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수입은 5.4% 줄어든 423억9,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무역 흑자는 49억6,000만달러로 2010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수출보다는 수입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든 것에 따른 '불황형 흑자' 의 모습이 여전했다.
상반기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15.7%)와 자동차 부품(10.2%)이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입어 크게 늘면서 수출을 이끌었다. 반면 선박(-20.1%), 무선통신기기(-32.3%)는 20% 넘게 급감했고 그동안 증가세를 보였던 석유화학(-21.2%), 철강제품(3.2%) 등의 수출도 6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FTA 체결 1주년을 맞은 EU로의 수출이 16.0%나 줄어 EU로부터의 수입이 7.8%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석유제품(24.0%)과 자동차부품(16.3%) 수출이 증가했지만 반도체(-40.9%), 무선통신기기(-24.7%) 등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대(對)중국 수출도 가전(-14.2%), 일반기계(-12.9%) 등을 중심으로 줄면서 1.2% 감소했다.
한편 지경부는 대외 여건 악화의 영향으로 올해 수출입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대폭 축소했다. 수출은 전년보다 3.5% 늘어난 5,745억달러, 수입은 5.0% 증가한 5,5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경부는 올해 초만 해도 수출을 6.7% 증가한 5,950억달러, 수입은 8.7% 늘어난 5,700억달러로 내다봤다.